MHL(Mobile High Definition Link)은 고화질(HD) 영상 인터페이스 규격인 HDMI에 이어 스마트폰을 TV나 모니터 등 대형 디스플레이와 연결(송수신)하는 새 표준 규격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 실리콘이미지, 소니, 도시바가 공동으로 설립한 그룹을 통해 2010년 표준 규격으로 제정된 MHL은 모바일 기기의 음성과 화상을 별도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라 말할 수 있다. 물론 기존에도 HDMI를 통해 동일한 기능(음성/영상 전송)을 활용할 수 있었으나, HDMI 단자를 사용하고 있는 한 모바일 기기의 충전이 불가능해 장시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MHL은 이러한 HDMI의 단점을 보완해 충전과 동시에 최대 풀HD급(1080p)의 7.1채널 사운드까지 영상 콘텐츠의 송수신이 가능한 기술이다. 쉽게 말해 HDMI 커넥터를 사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와 모니터를 연결해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 문서작업 등에 활용하는 경우, 기기의 배터리가 방전되면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 했지만, MHL을 이용하면 장시간 이용에도 배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잠재적 사용 가능자 1000만 명, 너도나도 쓸 수 있는 MHL 규격

불과 5년 전 만하더라도 100만 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최근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어린아이에서부터 장년층까지 전 연령에 걸쳐 사용되는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MHL 규격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과 호환을 이룬다. 특히 MHL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규격이기에 확산 속도가 기본 HDMI에 비해 월등히 빠른 편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3분의 1만 MHL을 사용하더라도 잠재적 사용자는 1000만 명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MHL 규격의 개발을 주도한 실리콘이미지의 데이비드 쿠오 총괄이사는 “MHL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가 지난해 5000만대를 시작으로 올해는 1억2500만대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MHL이 적용된 기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를 비롯해 LG전자, 팬택, 도시바, 노키아, 파나소닉, 화웨이, ZTE, 샤프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만든 최신 스마트폰 모델이다. 이밖에 피코프로젝터나 USB 등에도 MHL이 탑재됐다. 현재 MHL 기술 규격에 참여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전자업체는 전 세계 150개를 넘어섰다.

모바일을 위한 MHL 규격의 탄생과 보급 비화

실리콘이미지 데이비드 쿠오 이사는 MHL의 존재 이유를 ‘모바일’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했다. HDMI의 시작은 블루레이, 게임기, 셋톱박스 등 가전의 필요에 의해 시작했지만 MHL은 스마트폰 업계의 요구 사항을 맞추기 위한 기술이라는 것.

MHL은 19핀을 쓰는 HDMI 규격을 5핀으로 압축하여 만들어졌다. 이렇게 케이블을 압축하고도 1080p 해상도에 초당 30프레임 화면을 출력하고, TV 리모컨을 이용해 스마트폰 기능 일부를 조작할 수 있다. 더불어 케이블 하나로 충전까지 함께 된다는 것이 MHL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 한가지 MHL은 DP 포트/ HDMI 단자 등 커넥터 방식이 정해진 규격과 달리 표준화된 커넥터(단자) 방식이 없다. 따라서 어떻게 생긴 단자에든 다섯 개의 핀만 연결할 수 있으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MHL 핀을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USB 단자에 주로 통합되고 있으며, 마이크로USB 단자를 사용하는 대표적 기기인 스마트폰이 MHL의 최대 수혜자다.

MHL은 대체 어떻게 쓰는거지?

MHL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바일(스마트) 기기가 MHL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MHL 인증 기기는 HDMI 단자와 연결해 큰 화면으로 영상/음성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충전할 수 있다. 반면 MHL 미인증 기기는 충전만 가능하다.

MHL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MHL 전용 케이블을 사용해야만 한다. MHL 전용 케이블은 한쪽은 모바일 기기 연결을 위한 마이크로USB 단자로, 다른 한쪽은 범용 HDMI 단자로 구성되어 있다.

MHL 전용 케이블은 모바일 기기의 신호를 HDMI 규격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며, HDMI를 지원하는 모든 디스플레이에 영상과 음성을 출력하고 기기의 기능 일부를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MHL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MHL 전용 케이블을 구매하여 HDMI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하여 TV나 모니터 등 다른 디스플레이에 연결하고, MHL 케이블에 마련된 전원 단자에 충전기를 연결한다.

주의할 것은 반드시 전원 단자를 통해 전원이 공급되어야만 영상과 음성을 출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원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케이블만 연결하면 MHL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그 다음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마이크로USB 단자를 연결하면 준비과정은 끝났다. 이제 연결한 디스플레이에서 외부입력 자동 선택이나, 수동으로 외부입력 선택에서 HDMI를 고르면 곧바로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미완의 대기 'MHL 규격'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마트폰과 모니터를 연동해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욕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모니터와 TV 등에 MHL 기능을 접목하여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갤럭시 시리즈(스마트폰 및 태블릿)’와 ‘옵티머스 시리즈(스마트폰)’를 개발·판매하고 있어 MHL 기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표준화된 단자(커넥터 방식)가 없기에 삼성 등 일부 제조사들은 자사의 기술을 뽐내기 위해 독자적으로 케이블을 변형하여 추가적인 기능을 접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MHL 인증을 획득한 기기라 하여도 동일한 케이블을 사용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예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레퍼런스(표준모델)로 규정한 마이크로USB 단자로 통일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MHL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1080P 해상도에 30프레임 화면을 출력하는 MHL은 내년께 선보일 2.0 버전에서는 1080p에 60프레임 화면을 출력하고, 더 나아가 3D 화면 출력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 리모컨을 통해 극히 일부 기능만 컨트롤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디스플레이 리모컨을 통해 연결된 모바일 기기의 기능 대부분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글 / wlrlsl(지기니)
기획 및 진행 /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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