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자연풍을 만나다

 

발뮤다(Balmuda)는 2003년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발뮤다 그린팬은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의 효과를’이란 이념에 의해 만들어진 선풍기. 이 제품은 여느 선풍기와 달리 바람이 피부에 닿아 느끼는 ‘감촉’에 대해 연구를 거듭해 자연풍에 가까운 바람을 만들었다.

 

이러한 제품 콘셉트을 고안하게 된 계기가 재밌다. 어느 날 창업자인 테라오 겐 사장이 한 공장의 장인이 선풍기 바람을 벽 쪽으로 향하게 해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왜 그렇게 쐬는지 묻자, 그 장인이 하루 종일 인공적인 바람을 쐬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그는 누구나 선풍기 바람을 쐬지만 장시간 쐬기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어떻게 하면 선풍기 바람이 좀 더 자연풍에 가까워질까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심하던 끝에 그는 이중구조 팬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선풍기를 개발하게 됐다.  

 

 

브러시리스 모터와 14날개로 자연풍 생성

 

▲ 발뮤다 그린팬의 이중날개

 

 

발뮤다 선풍기에 대해 알기 전에, 일반 선풍기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선풍기는 교류 전용으로 만든 유도형 모터에 전원이 공급되면 고속으로 팬을 돌려 소용돌이 바람을 생성한다. 게다가 팬의 날개가 많고 적고(3엽, 4엽, 5엽 선풍기가 대부분)에 따라 바람이 피부에 닿는 느낌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날개가 많을수록 바람이 피부를 치는 느낌이 덜하고, 한결 부드러워짐을 느낄 수 있다.

 

발뮤다의 선풍기는 DC 브러시리스 모터를 사용했다. PC의 팬 등에 주로 쓰이는 브러시리스 모터는 일반 모터에 비해 힘이 월등히 세고 전류 소모도 적다. 이름 그대로 브러시가 없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우수하며 소음도 굉장히 낮다는 장점이 있다. 발뮤다 선풍기는 이 DC 브러시리스 모터에 14개의 날개를 가진 2중 팬을 부착했다.

 

특허 받은 14날개 2중 팬은 불필요한 공기 저항을 줄이고 바람의 효율을 높여 좀 더 자연풍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것이 장시간 선풍기 바람을 쐬어도 덜 부담스러운 이유다.  

 

 

13dB 수준의 초저소음, 최대 10m 길이의 강력한 바람

 

부드러운 바람 외에도 소음이 무척 적다. 발뮤다코리아에 따르면 이 제품의 소음은 13dB 수준. 1단계 작동에서는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최대 풍량인 4단계로 작동시켜도 소음이 약간 늘어날 뿐, 여전히 조용한 편이다. 게다가 4단계 작동에서는 공기를 순환시키는 서큘레이터 기능까지 작동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4단계 풍량은 10미터 앞까지 바람이 느껴질 만큼 강력하다.

 

 

일반 선풍기 대비 1/10 수준의 전력소모

 

▲ 발뮤다 그린팬 선풍기의 저전력 모터

 

 

전력 소모량이 적은 것도 발뮤다 그린팬 선풍기의 장점이다. 일반적인 선풍기의 소비전력은 40~50W 수준인데 반해 발뮤다 그린팬은 1단계로 운행할 경우 3W, 최대 운전에도 17W에 불과하다. 일반 선풍기와 비교하면 최대 약 1/10, 최소 2~3배 전력 효율이 우수하다. 매일 몇 시간씩, 몇 달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이 차이는 꽤 크다 할 수 있다. 특히나 에어컨을 겸용하는 가정이라면 누진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니 가격이 비싸더라도 절전가전을 구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니팩’ 지원

 

▲ 야외용 배터리 팩인 유니팩. 선풍기뿐만 아니라 다른 IT 기기 충전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성능에 대한 부분을 차치하고라도, 발뮤다 그린팬은 디자인이 굉장히 심플하다. 돌출된 레버나 버튼이 전혀 없고 팬 뒤쪽 상단에 버튼이 마련됐다. 일어선 상태에서 허리를 숙이지 않도록 한 배려다. 물론 누워 있거나 한 상태에서는 리모컨으로도 조작이 가능하며, 스탠드 윗면에는 풍량이나 타이머 상태를 LED 인디케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린팬의 디자인적인 장점은 기다란 봉에 있다. 중간의 봉을 제거해 탁상용으로 쓸 수도 있고, 봉을 삽입해 거실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깔끔하고 기능미를 잘 살린 디자인 덕택에 iF 디자인 어워드 2013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제품 하단에 ‘유니팩(UniPack)’이라는 배터리 팩을 삽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이 배터리 팩은 스마트폰 등을 충전하는 외장 배터리로도 사용할 수 있고, 선풍기 안에 삽입해 야외에서도 선풍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완충 상태에서 최장 약 1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하니 캠핑 등에서 유용하다 할 수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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