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정부가 가계통신비 경감을 위해 도입한 알뜰폰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0만명을 돌파했고, 주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40% 싼 알뜰폰 상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전국 우체국을 통해 9월부터 알뜰폰을 판매함에 따라 앞으로 2~3년 안에 알뜰폰이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알뜰폰이 진정한 의미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짚어봐야 문제가 많다. 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를 만나 알뜰폰이 활성화되는 방안을 물어봤다.

 

후불 요금제 중심의 서비스가 필요하다!

 

"알뜰폰이 선불폰, 중고폰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후불제 중심의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문 대표는 그동안 선불요금제와 유심 개통 위주로 영업하던 알뜰폰 구조를 꼬집으며 탄탄한 수익을 만들어가기 위한 조건으로 후불 가입자 모집을 제시했다.

 

▲ 후불제 요금제 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하는 문성광 대표 (제공-에넥스텔레콤)

 

현재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들은 선불요금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후불요금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갖춰야 하는데, 전체 28개 알뜰폰 사업자 중 후불제 서비스를 부담 없이 제공할 수 있는 곳은 3~4곳 정도에 불과하다.

 

그는 "일부 사업자를 제외한 알뜰폰 업체 대부분이 선불요금제와 유심 개통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사업자 입장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없다”며 현재 알뜰폰 사업자의 모집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근본적으로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고 사업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후불요금제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가 예로 든 것은 현행 알뜰폰 업체들의 수익이다. 경쟁사의 경우, 가입자는 대폭 늘고 있지만 지난해 알뜰폰 사업을 통해 총 200억원의 적자를 봤다. 가입자 1인 당 매출(ARPU)도 2만2000원 대다.

 

이와 달리 후불 요금제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온 에넥스텔레콤은 상대적으로 수익 구조가 탄탄하다. 올해 가입자 20만 명을 넘긴 에넥스텔레콤은 올 상반기 가입자당 ARPU는 3만4000원 대로, 경쟁사보다 1만원 이상 높다. 지난 2분기 기준, SK텔레콤이 3만4012원, LG유플러스 3만3834원, KT 3만1615원임을 감안하면, 이통사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문 대표는 "후불 요금제 중심으로 가려면 단말기 구입 비용이 필요하므로 가입자당 1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데, 알뜰폰 업체 자금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가진 어려움에 동감했다. 그러나 탄탄한 회사로 가려면 지금과 같은 구조는 빨리 개선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콘텐츠 사업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것

 

이와 함께 문 대표는 알뜰폰 성장 키워드로 다양한 콘텐츠 사업과의 접목을 제시했다.

 

그동안 에넥스텔레콤은 '반짝반짝 빛나는', '포세이돈', '로맨스타운' 뿐만 아니라 최근 종영된 드라마 '상어'도 제작했다. 제작자는 타 업체와 달리 드라마 속 미공개 영상과 스타의 초상권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회사 측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기반 '터치스타' 앱을 구글 플레이를 통해 유통 중이다.

 

이 앱은 각종 미공개 영상과 스타 사진, 동영상 등을 제공하며, 움직이는 스타 영상을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 에넥스텔레콤 가입자가 이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해 특화 지점을 찾아간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는 "알뜰폰 사업 초기에는 가입자 유치에 노력했지만, 사업을 진행하며 범용적인 대중 콘텐츠 서비스 제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터치스타와 같은 고급 콘텐츠를 유료앱으로 만들어 대중화시킨 뒤, 에넥스텔레콤 가입자가 이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게 할 때 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기존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던 부가서비스를 알뜰폰 업계가 똑같이 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며 “에넥스텔레콤은 기존 이통사에 없는 상품을 위주로 영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에넥스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 중 유일하게 스타영상벨 전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는 나만의 스타로 통화 화면을 꾸밀 수 있도록 하며 사용자가 내려받은 스타의 사진이나 영상을 상대방에게 보내줄 수 있다. 스타영상을 이용해 내 휴대폰 액정을 꾸밀 수 있는 앱인 '스타링'은 다운로드 건수가 지난달 기준 10만건이 넘었다.  

 

끝으로 문 대표는 “약 10년간 이 사업을 해 왔는데, 지금은 알뜰폰의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28개 업체가 사업을 하고 있지만 2~3년 뒤에는 큰 곳 몇 개만 남는 형태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에넥스텔레콤이 미래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김윤경 기자 vvvllv@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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