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TV에 주로 적용되는 초고화질(UHD) 패널이 올해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광고·마케팅용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 출하량, 2018년까지 30배 이상 증가 예상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4년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2만 1000대에서 무려 590% 증가한 14만 5000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 UHD TV 패널 출하량 전망(이미지 출처-IHS)

 

2013년 미미하게 출발한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 시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는 2018년에는 패널 출하량이 65만 6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5년 사이 무려 30배가 넘게 성장하는 수치다.

 

산주 카트리(Sanju Khatri) IHS 디지털 사이니지 담당 이사는 “UHD 패널이 2013년 업계 전문가, 소비자, 기술광(technology enthusiasts)의 큰 주목을 받으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며 “4K 생태계의 성장으로 4K 콘텐츠와 기기 간의 연결성이 업그레이드 됨에 따라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올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디지털 옥외광고(Digital Out-of-Home)와 상업용 응용제품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를 포함한다. 디스플레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콘텐츠를 원격으로 제어, 관리,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됨으로써 특정 대상을 타겟으로하는 광고, 브랜딩, 엔터테인먼트, 정보 등을 제공한다. 소매업과 서비스업, 정부기관과 기업, 그리고 운동 경기 시설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디지털 사이니지의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UHD 기술적용이 좀 더 용이해지면서, 디스플레이 가격 역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가격에 민감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 4K 설치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현재 소비자 시장을 이끄는 트렌드와 기술이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한다면, 소비자 제품용 UHD 콘텐츠 역시 이 용도에 맞게 수정될 가능성 역시 높다.   

 

하지만 올해 디지털 사이니지용 UHD 패널시장의 눈부신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UHD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LCD TV용 UHD 패널 출하량은 1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18년에는 4000만 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정용 TV에서 UHD 패널은 여전히 가격이 높아 프리미엄급 제품에 한정돼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UHD TV가 현재의 HD TV를 대체하려면 앞으로 4~5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은 UHD 패널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해 

 

UHD 패널을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2013년 라스베이거스 맥카렌 국제공항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 LG는 84인치 길 안내 표시판용으로 업계 최초로 4K 패널을 출시했다. 뒤이어 델타항공도 자사 공항 라운지에 고급스러운 디지털 벽지 느낌의 LG 4K 패널을 도입했다. 

 

▲ LG전자가 CES 2014에서 전시한 105인치 커브드 UHD TV(사진출처-LG전자)

 

같은 해, 미국 나노테크 엔터테인먼트는 디지털 사이니지용 4K UHD 콘텐츠를 지원하는 누볼라 NP-1 미디어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대만의 넥스콤(Nexcom) 또한 NDiS M533 OPS 미디어 플레이어를 선보였는데, 고급 그래픽, 향상된 시스템 반응성, 원격 관리, 4K UHD 콘텐츠 지원 등이 그 특징이다. 또 다른 대만 업체 QNAP 역시 4K 지원 iS-2840 디지털 사이니지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이 기기는 스크린 네 개를 합쳐 하나의 다이내믹한 4K 영상을 구현한다.

 

2013년에 주목할만한 또 다른 UHD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발전은 미국 브라이트사인(BrightSign)이 1080p 비디오 콘텐츠용 소프트웨어와 펌웨어(firmware)를 4K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또 다른 미국 업체 제스처텍 시스템즈(GestureTek Systems)社는 32인치부터 84인치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4K 멀티 터치패널을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저가 상품시장에 집중

 

해외 디지털 사이니지 TV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는 많은 중국업체는 LG, 삼성, 소니와 같은 선도업체가 이끌고 있는 고급사양 제품시장 대신 저가 상품시장을 목표로 삼아 경쟁력을 키우려고 한다.  

 

켈리 럼(Kelly Lum) IHS의 디지털 사이니지 및 공공 정보 디스플레이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 회사들의 낮은 해외 시장 인지도를 지적했다. 하이센스(Hisense), 세이키(Seiki), 스카이워스(Skyworth), 창홍(Changhong), 하이얼(Haier) 등 중국 브랜드 상품들이 매우 낮은 가격 외에는 별다른 장점을 보여 주지 못하고 화질 또한 선두업체보다 떨어져 전반적으로 상품의 세련미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CES에 전시됐던 중국 기업들의 UHD TV도 해상도와 가격을 빼면 가격과 기능, 디자인 등에서 삼성, LG 등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였다.

 

▲ 중국 제조업체들도 CES 2014에 다양한 UHD TV를 전시했다. 사진은 TCL의 110인치 UHD TV

  

무엇보다 4K UHD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4K  지원 패널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이 스무 개가 넘는 4K 지원 모델을 생산하고 있지만, 현재 가격이 매우 비싸서 소비자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게다가 많은 제조업체들이 일반 소비자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상업용 시장에 공급함에 따라 소매시장 TV와 상업용 디지털 사이니지 사이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 지고 있다. 이는 정보 전달 및 엔터테인먼트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기능이 새로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프라 구축 및 업그레이드 관련 투자 비용, 4K 콘텐츠 지원을 위한 주파수 대역폭 확장, 그리고 해상도 업그레이드에 영향받는 전송 프레임률(frame rate), 휘도 및 다이내믹 레인지 등의 스펙과 조화 등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 자체가 극복해야 할 과제 역시 아직 남아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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