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기자]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대비 속도는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가격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층을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SSD는 120GB 및 128GB 용량의 제품이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상반기 SSD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120GB 및 128GB SSD는 전체 판매량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용량별 SSD 판매량 점유율(자료= 다나와)

 

한동안 10만원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던 120GB 및 128GB SSD는 최근 7~8만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시권에 들고 있다. 제조사에 따라 소폭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10만원 내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렇듯 SSD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용량의 240GB, 250GB 및 256GB 제품 수요도 늘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가격과 브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상 가용 금액을 충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최대 용량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실제로 최근 240~256GB 용량의 SSD 가격 현황을 보면, 대개 10만원 중반대의 제품이 많은 가운데 10만원 초반대에 진입한 제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브랜드로는 마이크론 크루셜과 킹맥스, 팀그룹 등을 꼽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는 여전히 128GB 제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PC방을 비롯해 여러 수요처에서 256GB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SSD가 초기 파워유저들을 중심으로 저용량 제품에서부터 시장을 형성했음을 고려하면 이제 SSD의 용량 업그레이드 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나아가 현재 메인스트림으로 분류되는 멀티 레벨 셀(MLC) 방식의 SSD보다 저렴한 트리플 레벨 셀(TLC) 방식의 엔트리급 SSD 보급이 확대되면 고용량 SSD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셀당 3비트를 저장하는 TLC 낸드플래시는 셀당 2비트를 저장하는 MLC보다 동일 용량 대비 제작 단가가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에보(EVO) 840’ 시리즈가 유일하게 T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SSD로 손꼽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와 마이크론에서도 TLC 낸드플래시의 본격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주요 SSD 제조사들의 TLC 기반 SSD를 다수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에보(EVO)840 SSD(사진= 삼성전자)

 

다만 TLC 기반 SSD의 안정성과 수명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인식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TLC 낸드플래시는 구조상 하나의 셀에 전자가 통과하는 횟수가 많아지는 만큼, 사용 시간이 많아질수록 MLC 낸드플래시 대비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D 제조사들은 일반적인 사용용도 내에서는 MLC와 TLC 제품 간에 눈에 띄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SSD의 성능을 유지하고, 수명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물론 TLC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가 확산되더라도, 기존 MLC 제품들의 하위 라인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SSD를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는 더 폭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및 유통사들도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두고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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