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3억 862만대로 전년대비 2.1% 줄었다. 국내 시장의 경우 PC 출하량은 585만 6000대로 2011년과 견주면 12%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전체적으로 PC 시장은 위축된 상황을 보이고 있는 것. 
 
PC 시장을 견인해주는 가장 큰 무기는 노트북이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노트북과 일반 데스크톱PC의 판매 비중을 따지면 대략 7:3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데스크톱PC는 일체형PC에 대한 선호도가 조금씩 높아졌지만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요구가 쏠리는 쪽은 노트북이라는 얘기다. 
 
노트북의 한 해 장사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시기는 소위 아카데미 시즌이라고 불리는 1∼3월이다. 아카데미라는 말에서 눈치 챘을 수 있지만 졸업이나 입학 시즌을 맞아 매년 진행하게 된 행사다. PC 시장에서 아카데미 시즌은 ‘대목 중의 대목’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 기간 중 판매되는 양은 한 해 PC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가 기간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1∼3월까지 아카데미 행사를 진행한다. 
 
아카데미 기간은 각종 혜택이나 할인 등이 겹치는 기간이어서 노트북을 구입하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대목 시즌에 노트북을 바꾸겠다면 어떤 걸 고르는 게 좋을까. 일단 2013년과 2014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분석했다.

2013년과 2014년, 소비자가 선택했던 노트북 사양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의 2014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상도의 경우 크게 보면 반반이다. 1920×1080 풀HD를 지원하는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가 47%를 차지한다. 43%는 1366×768이다. 이어서 1600×900을 지원하는 노트북이 6%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바로 전년인 2013년을 보면 노트북 해상도에 대한 소비 추이를 알 수 있다. 2013년에는 1366×768이 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1920×1080은 25%에 머물렀다. 결국 지난 2년간 풀HD로의 전환이 이뤄져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어 노트북 화면 크기를 보면 지난해의 경우 15.6인치가 5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13.3인치가 21%로 2위, 14인치가 12%로 3위를 나타냈다. 2013년에도 이런 추이는 비슷하다. 15.6인치 54%, 13.3인치 16%, 14인치 14% 순인 것. 이런 점을 보면 노트북이라는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기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화면 크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고해상도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다음으로 무게를 보면 조금 잘게 나뉜다. 2.3∼2.5kg이 25%로 가장 많지만 1.3∼1.7kg과 2∼2.3kg도 각각 19%, 1.7∼2kg 13%, 1∼1.3kg 8% 순이다. 물론 무게의 경우 어쨌든 노트북이 휴대성을 기본기로 삼는 종목에 있는 만큼 더 가벼운 쪽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물론 이런 점보다 어찌 보면 노트북의 세대를 구분하는 가장 큰 잣대는 CPU라고 할 수도 있다. 노트북 CPU의 경우 ‘인사이드 인텔’이 지배적이니 아무래도 인텔의 프로세서 세대를 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CPU 점유율을 보면 코어i5(38%)와 코어i7(18%), 코어i3(11%) 등 4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에 달한다. 물론 3세대 모델도 12%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모델은 인텔의 세대별 프로세서라는 건 확실하다.

 

그래프=다나와
그래프=다나와
 
2015년, 신형 울트라북의 조건
그렇다면 지금 고를 수 있는 노트북의 조건은 뭘까. 사실 인텔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울트라북이라는 컨셉을 내걸고 이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인텔의 가이드라인’은 따로 없다. 이보다는 과거 울트라북과 비슷한 수준을 고려한다면 CPU의 경우에는 인텔의 최신 세대, 화면은 13.3∼14인치 사이, 해상도는 풀HD, 무게는 2kg 이하, 두께의 경우에는 1.3인치 이하라면 20mm 이하, 14인치 이상이라면 23mm 이하 정도가 선택 범위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몇 가지 조건을 덧붙이자면 노트북에선 늘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는 배터리 연속사용시간이 있다. 이건 인텔의 CPU 세대와도 관계가 있다. 올해 인텔이 발표한 5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브로드웰-U(Broadwell-U)의 경우 14nm 제조공정을 이용한다. 공정 미세화로 인한 장점은 여럿이 있겠지만 배터리 수명이 기존보다 2배 늘어난 것도 포함된다.같은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1시간 30분, 성능 개선 정도로 따지면 20∼30% 높아진 것이다.
 
브로드웰-U의 경우 성능 향상에선 GPU 쪽이 22%지만 여전히 내장형의 아쉬움은 남은 상태. 생산성의 경우에는 4% 향상에 불과하다. 이보다는 사실 배터리 시간 개선 쪽이 더 매력적일 수 있는 셈이다. 배터리 연속사용시간의 경우에는 사실 HD 동영상을 시청한다는 가정 하에 최소한 6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다면 기본 조건은 충족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5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쓴 최신 기종의 경우 사용시간이 10시간에 육박하기도 한다. 참고로 절전모드, 대기모드에서 다시 사용 가능 상태로 전환하는 시간의 경우에도 인텔이 밝힌 바에 따르면 5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지난 2010년 선보였던 1세대 코어보다 9배나 빨라졌다고 한다. 실제 체감 성능 자체가 상당한 격차를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보통 절전모드에서의 전환은 3초 이하로 생각하면 된다.

인텔코리아가 지난 1월 13일 발표한 5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브로드웰-U)
인텔코리아가 지난 1월 13일 발표한 5세대 코어 프로세서(코드명 브로드웰-U)

여기에 몇 가지 조건을 더 보자면 USB 3.0 단자 지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외부 연결성은 해당 노트북의 활용도와도 관계가 있는 만큼 HDMI 지원 여부와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인 와이다이(WIDI) 같은 것도 체크포인트가 될 수 있다.
 

LG전자가 발표한 그램14 블랙
LG전자가 발표한 그램14 블랙

인텔은 5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역사상 가장 빠른 시안 안에 노트북 교체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HP와 에이수스, 에이서와 델, 레노버 등 주요 제조사가 1월 발표한 5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한 5세대 노트북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보통 노트북 교체 주기를 4∼5년으로 보는데 인텔 CPU로 따지면 1세대 코어를 얹은 노트북이 올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세대와 5세대를 비교해보면 당시만 해도 화면 주류는 11.6인치였지만 지금은 13.3인치 이상이다.
 
반면 해상도는 1366×768에서 1902×1080 이상이다. 두께는 28mm에서 15mm까지 줄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노트북을 고를 때 맟지 않는 몇 가지 조건도 있긴 하다. 인텔은 인터페이스의 변화로 2010년 당시에는 키보드만 썼지만 지금은 터치스크린과 음성인식 등이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터치스크린이나 음성인식은 어디까지나 아직 옵션의 세계에 있다. 물론 음성인식의 경우 올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을 발표할 경우 어느 정도 지원 폭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

테크니컬라이터 이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