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분할발주를 둘러싼 6가지 이슈와 해법

박상훈 기자
입력 2015.02.17 16:34 수정 2015.02.17 17:54
[IT조선 박상훈] 비정상적인 가격과 다단계 하도급 구조, 일괄발주(turn-key)의 병폐 등 IT서비스 산업의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을 '기획/설계'와 '구축/개발' 등 2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이른바 'SW 분할발주' 제도 도입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SW정책연구소가 이 제도 관련된 주요 이슈와 대안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17일 연구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국가 조달체계 개선 연구 : 공공SW 분할발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보면, SW 분할발주 제도가 공론화된 이후 발주기관과 협회, 기업 등이 제기한 의견을 정리하고 각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감점제도'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제도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감점제도란 대기업에 후속사업 수주에 유리하도록 기본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도록 기본계획을 수립한 기업이 본사업에 입찰하면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기업의 공공 SW사업 수주가 사실상 막힌 현재는 이 감점제도가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단계 사업자가 1단계 사업의 결과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과 업무 연속성에 문제가 생겨 전체 사업 품질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행사업자가 후행사업의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로 참여해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고 두 사업자간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특히 '사업총괄책임제' 등을 통해 발주 담당자가 사업완료 전까지는 순환보직 등 인사 이동에서 제외되도록 해 사업에 대한 책임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업무연속성 문제는 선후발 주자간 책임소재 논쟁과도 연결된다. 발주기관은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 결국 자신들이 부담을 다 질 것으로 우려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앞서 제시한 선행 사업자가 후행 사업의 PMO로 참여하는 방안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공공발주사업 15건에 대해 '요구사항분석, 적용 시범사업'을 수행한 결과 수/발주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고 책임소재에 대한 문제도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SW분할발주시 예산 배분 방안 (그림=SW정책연구소)
분할발주로 인해 행정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실제로 행정기관이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개발기간은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SW사업의 업무가 늘어난 주 요인은 명확치 않은 요구정의 때문에 재작업과 소모적인 의사소통 등이었다고 지적하고, 분석/설계의 상세화는 오히려 전체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분할발주로 추가되는 행정업무는 입찰 공고, 입찰 마감, 제안평가, 협상, 낙찰자 결정, 계약 체결 등이며 소요 기간은 5일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업계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는 현행 예산제도에서는 분석설계 단계에서 명확하게 예산을 뽑아도 이를 개발예산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이다. 자칫 전체 사업비가 줄어 업계가 더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1단계 사업에 전체 예산의 30%, 2단계 사업에 70%를 배정하고, 초과되는 사업은 2차 년도 별도 예산으로 신청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단 설계가 끝나면 개발단계에서 임의로 바꿀 수 없도록 하는 '기획동결(freezing)' 제도 등을 도입해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
 
한편 1단계 요구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컨설팅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부족하고 이를 관리 감독하고 추진할 발주자의 역량도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연구소는 인력보다 시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근 한 중견 IT 서비스업체가 시장이 없다는 이유로 전문 컨설팅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마련돼야 해당 분야 전문가가 모인 전문 SW기업의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할발주 제도가 초기 시장 형성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정보화 사업의 단계별 예산 예측의 불확실성 (그래프=SW정책연구소)
SW분할발주 제도의 효과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있다. 기존의 일괄발주 방식과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기획과 설계의 수준을 기능별로 계량화할 수 있으면 과업과 예산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분할발주 제도 시행 이후 재작업비율이 기존 40.3%에서 2.2%로 줄고, 품질만족도가 44%에서 70%로 증가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SW분할발주가 자리를 잡으면 장기적으로 다양한 개발방식, SW 조달방식 등도 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준연 SW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발주가 중요한 이유는 기획과 설계가 기능단위까지 명확해지면, 이를 구현하는 다양한 공법, 가격 구조에 대한 제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테면 시스템 통합 형태의 전면 개발 방식 이외에 서비스로서소프트웨어(SaaS), BTO(Build-Transfer-Operate), BTL(Build-Transfer-Lease) 등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it.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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