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가 ‘역대 최고의 러닝화를 만든다’ 목표로 수년간 공을 들인 울트라 부스트를 드디어 출시했다. 이 러닝화는 100년에 가까운 아디다스 역사 속 테크놀로지들을 모두 조합해 탄생시킨 것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과연 아디다스의 하이-테크 조합으로 탄생한 울트라부스트는 아디다스의 주장대로 역대 최고의 러닝화일까? 아니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콘셉트를 잃어 버린 그저 그런 러닝화일까? 지금부터 제대로 살펴보자.


부스트 시리즈 중 최고의 디자인



일단 울트라 부스트와 처음 조우했을 때, 생각보다 귀여운 실루엣에 가장 놀랐다. 보통 하이-테크놀로지의 조합으로 탄생된 러닝화들은 마치 ‘나 이정도 스펙이거든?’이라고 자랑이라도 하듯, 화려한 디자인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제품의 경우 꽤나 소박하고 귀여운 실루엣을 가졌기 때문이다.


프라임 니트가 차분한 인상을 준다
프라임 니트가 차분한 인상을 준다


이렇게 울트라 부스트가 단정한(?) 외모를 지니게 된 이유는 프라임 니트 덕분이다. 신발의 80%를 이루고 있는 갑피에 차분한 실로 곱게 엮어진 프라임 니트가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신발의 이미지가 굉장히 차분한 것이다. 


그래서 이 제품은 연령대에 큰 구애를 받지 않고 구매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생각이다. 또한 러닝이 아닌 일상화로 선택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아디다스의 테크놀로지가 총집합 된 러닝화

일단 울트라부스트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테크놀로지다. 이 제품은 ‘당신의 러닝에 추진력을 더하다’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어졌다. 즉 러닝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힘을 덜 들이고도 오래, 멀리 달릴 수 있는데 중점을 맞췄다는 이야기다.


전장 부스트가 제공하는 쿠셔닝은 가히 최고
전장 부스트가 제공하는 쿠셔닝은 가히 최고


그래서 쿠셔닝 테크놀로지에 전장 부스트(boost) 시스템이 장착됐다. 이는 세계최대의 화학회사 바스프(BASF)사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로 기존 EVA(열가소성 폴리우레탄) 폼을 잘게 쪼개어 서로 민감하게 반응해 추진력을 얻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3cm에 육박하는 부스트 쿠셔닝
3cm에 육박하는 부스트 쿠셔닝


부스트 테크놀로지는 이미 수 차례 출시된 제품들로 인해 뛰어난 쿠셔닝이라는 부분에서는 합격적을 받았다. 물론 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니 다량 생산이 어렵고, 단가가 올라간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말이다.


토션 시스템의 모습
토션 시스템의 모습


이번 울트라 부스트에는 부스트(boost) 시스템과 1990년대 선보여진 아디다스 토션 시스템이 만났다. 토션 시스템은 발의 아치 부분을 지탱해주는 것으로 달리기를 할 때 발이 뒤틀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테크놀로지다. 이번 울트라 부스트에서는 힐 카운터부터 발의 아치까지 연결되어 적용됐다.


또한 갑피에는 아디다스가 최근 밀고 있는 하나의 실을 엮어 만든 ‘프라임 니트(Prime Knit)’가 적용됐다. 이는 무게는 줄이고, 착용감은 높일 수 있는 테크놀로지로 최근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앞다퉈 세상에 내놓은 테크놀로지다.


스트레치웹의 모습
스트레치웹의 모습


아웃솔에도 역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아웃솔은 패턴에 의해 접지력을 발생시키는 스타일이 인기였지만, 지난 해부터 리복이 선보인 그물망 형태의 아웃솔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번 울트라 부스트 역시 패턴이 아닌, 그물망 형태의 스트레치 웹(Stretch Web)이 적용됐다.


이는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도 뛰어난 그립감을 보여주며. 신축성도 좋아 부스트 에너지를 극대화 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트라 부스트의 실제 성능은?

자, 이제 울트라 부스트의 실제 성능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사실 이 제품은 21만 9000원으로 고가의 제품이다. 그렇다 보니 뛰어난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구매 이유의 절반은 없어지는 셈.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평가에 임했다.


동글동글한 실루엣
동글동글한 실루엣


일단 착용감은 꽤나 부드럽다. 프라임 니트가 전해주는 포근한 착용감은 기존 부스트 시리즈와 가장 다른 부분이었다. 솔직히 테크핏 갑피가 적용된 기존 부스트의 경우 발을 심하게 압박해줘 다소 부담스러운 착용감을 전해줬지만, 울트라 부스트는 부담 없는 착용감을 전해준다.


다소 아쉬운 신발 높이
다소 아쉬운 신발 높이


다만 전체적인 신발의 높이가 다소 낮아 힐슬립(뒤꿈치 부분이 잘 고정되지 않는 현상)의 우려는 있다. 실제 러닝을 해보면 약간의 힐슬립을 느낄 수 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썩 안정적인 느낌은 아니다. 즉 한 마디로 정리하면 기존 부스트 시리즈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지만 약간의 슬립 현상이 있다는 이야기다.


쿠셔닝이 돋보이는 울트라 부스트
쿠셔닝이 돋보이는 울트라 부스트


쿠셔닝은 검증된 것처럼 뛰어나다. 부스트의 쿠셔닝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달리는 내내 만족스럽다. 특히 5km 이상 장거리를 달릴 때 부스트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는데, 평소보다 더 편하게 오래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분이다. 혹자는 ‘플라시보 효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발의 피로도가 극명하게 다르다는 것. 실제 울트라 부스트를 착용하고 달려보면 누구나 쉽게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번 울트라 부스트는 토션 시스템 + 부스트로 이뤄져 있는데, 토션 시스템이 발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세로 러닝을 할 수 있다. 이는 안전성과 직결되는 부분으로 말랑말랑해서 다소 위험한 부스트 쿠셔닝을 토션 시스템이 적절하게 잡아준다. 앞서 아쉬운 부분으로 언급했던 것처럼 신발 높이가 낮다는 점만 빼면 안전성은 큰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울트라 부스트는 바닥을 움켜쥐는 듯한 접지력을 제공한다
울트라 부스트는 바닥을 움켜쥐는 듯한 접지력을 제공한다


접지력은 아웃솔에 적용된 스트레치 웹이 지면을 잘 움켜쥐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스트레치 웹에 대해 조금 설명을 붙이자면, 통통 튀는 부스트를 감싸줘 달리는 환경에 맞춰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테크놀로지로, 이번 울트라 부스트에 처음 적용됐다. 


실제 약간 미끄러운 트랙 위를 달릴 때에도 스트래치 웹의 그립력은 제대로 발휘됐다. 다만 아쉬운 것은 기존 패턴 형태의 아웃솔처럼 다이나믹한 접지력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것. 쉽게 말하면 자동차 타이어에 스노우 체인을 낀 것 같은 느낌이다.

기록 단축 꿈이 아니다


다리에 제대로 전해지는 추진력
다리에 제대로 전해지는 추진력


마지막으로 아디다스가 울트라 부스를 출시한 가장 큰 이유 에너지 리턴에 대해 살펴보겠다. 러닝화에게 있어 에너지 리턴은 자동차의 연비와 같은 존재로 ‘같은 힘으로 더 오래, 멀리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발의 앞 부분이 도드라지게 올라가 자연스러운 러닝을 돕는다(이미지제공: 아디다스코리아)
발의 앞 부분이 도드라지게 올라가 자연스러운 러닝을 돕는다(이미지제공: 아디다스코리아)


울트라 부스트를 살펴보면 다른 러닝화보다 도드라지게 발의 앞 부분이 위로 올라간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발의 뒤축에 많은 양의 부스트 폼을 삽입해 최대한의 반발력을 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에너지 효율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실제 러닝에서도 반발력에 의해 몸이 저절로 앞으로 가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장거리 러닝에서 울트라 부스트를 착용한다면, 기록 향상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단, 추진력이 가장 중요한 단거리 러닝에서는 말랑말랑한 부스트 쿠셔닝 때문에 오히려 기록이 늦어질 수 있으니 이 점은 유의하길 바란다.


총평

신고 벗기 편하게 만들어진 신발 입구
신고 벗기 편하게 만들어진 신발 입구


울트라 부스트는 러너들의 꿈을 실현시켜줄 러닝화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기존 부스트 시리즈의 최대의 적이었던, 발의 압박감과 못생긴 모습이 대폭 개선되면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 것.


디자인 4.5 /5
부스트가 예쁠 수 있다니, 이는 분명히 큰 이점으로 작용될 것.


착용감 5/5
프라임 니트가 제공하는 편안한 착용감은 부스트를 더욱 빛내준다.


쿠셔닝 5/5
전장 부스트의 쿠셔닝은 언제 신어도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접지력 & 내구성 4/5
분명 지면을 움켜쥐는 듯한 그립감은 좋으나 부스트의 내구성에는 늘 의문부호가 따른다.


안전성 4/5
전체적인 신발의 높이가 낮아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진다.


글/ 사진: 선우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