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는 물론이고, 가정이나 사무실 등 여러 곳에서 CCTV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갖가지 형태로 몸을 숨긴 CCTV,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문제 해결을 돕는 스마트한 CCTV 등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갈수록 똑똑해지는 공공CCTV

휴대폰, TV 등 가전제품에만 스마트 바람이 부는 것은 아니다. 방범 목적으로 설치된 공공CCTV에도 지능형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 기존의 CCTV가 범죄의 증거자료를 찾고 교통정체 등 정보수집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이상 징후를 CCTV가 스스로 판단해 경고해준다. ATM 주변에 수상한 사람의 움직임이 발견되거나 다투는 소리 또는 폭력 행위가 감지되면 관제센터에 이를 즉시 통보한다.

단속 요원의 눈만 피해 다니면 된다는 생각도 이제 버려야 한다. 단지 영상을 녹화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 속에 잡힌 차량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문제차량일 경우 이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CCTV가 속속 설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천안시는 최근 CCTV에 체납차량 등 문제차량을 찾아내는 지능형 번호인식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공공 CCTV 영상정보에 차량이 포착되면 천안아산통합관제센터와 천안시 세무정보망 데이터와 연계해 자동 인식한다. 문제차량이라고 판단되면 단속반의 스마트폰으로 차량번호와 위치, 체납금액 등 정보가 SMS로 통보되어 즉각 대응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눈으로 일일이 볼 수밖에 없었던 체납차량, 수배·도난차량 등을 신속히 확인함으로써 빠른 사건 해결을 돕는다.

대전의 안전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대전시 CCTV 통합관제센터 (사진=대전시)
대전의 안전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대전시 CCTV 통합관제센터 (사진=대전시)

 

상황에 따라 말을 하는 CCTV도 실제 설치, 운용되고 있다. 경상북도 고령군은 대낮에도 쓰레기 종량제 미사용 및 무단투기 현상이 계속됨에 따라 지난해 화질이 뛰어난 말하는 스마트CCTV를 설치했다. 15m 이내에 사람이나 차량이 접근하면 경고 조명이 켜지면서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촬영 중입니다. 적발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지 맙시다”라는 방송과 무단투기 경고 자막이 송출된다.

태양열 전기판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며, 고화질 녹화가 가능해 15m 거리에서도 사람의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양방향 카메라 설치로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밤길 귀가하는 여성을 돕는 CCTV도 등장한다. 경기대학교 ‘콘텐츠융합 소프트웨어 연구센터’ 성동수 교수가 스마트폰의 GPS 위치정보를 관제센터 CCTV가 추적하는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관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하면 늦은 밤 귀갓길에 불안감을 느낀 여성이 스마트폰을 꺼내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케어’를 구동시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앱이 실행되는 순간 자치단체 통합관제센터에 신호가 전달되고 신고자와 가까운 CCTV 카메라가 신고자의 움직임을 따라 추적을 시작한다. 신고자 모습이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면 다음 카메라가 이어받는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화면을 주시하던 관제센터가 경찰을 출동시켜 대응한다.


고객의 관심까지 꿰뚫는 CCTV

LG CNS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CCTV 카메라에 3D 지능형 영상분석 엔진을 탑재한 ‘스마트비전센서’를 출시했다. 기존의 지능형 카메라는 렌즈가 하나여서 평면적인 영상을 분석했으나, 이 제품은 두 개의 렌즈를 탑재해 스테레오(3D) 입체 영상과 360도에 가까운 광각(파노라마) 영상을 수집해 3차원 영상 분석을 구현했다. 또한 근접 거리와 깊이까지 측정해 기존 지능형 카메라보다 분석 대상을 정확하게 탐지하고 동선을 추적하는 한편, 상황 판단도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 사용자는 유동 인구, 방문자 현황, (재)방문객 비율, 점유율, 동선 패턴, 대기열 현황, 구매전환율(POS연동 시)과 같은 통계 데이터를 매장별 또는 매장간 비교 형태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비전센서’를 통해 추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주는 ‘고객의 관심이 높은 구역에 직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 매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마케팅 담당자는 ‘신상품 반응 평가’, ‘상품 진열 방법’, ‘레이아웃 변경’과 같은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한 카페에서 LG CNS의 지능형 CCTV ‘스마트비전센서’가 분석한 실시간 고객 방문 정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 = LG CNS)
한 카페에서 LG CNS의 지능형 CCTV ‘스마트비전센서’가 분석한 실시간 고객 방문 정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사진 = LG CNS)

 


독특한 개성으로 편리함 더한 CCTV

별다른 도구 없이, 그리고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마트에서 전구 사다 갈아 끼우듯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홈CCTV도 있다. ‘토브넷캠 LED 전구 카메라’는 일반 백열전구 혹은 LED전구처럼 생겼다. 벽면, 탁상 위 스탠드, 천장 등 전구소켓에 끼우기만 하면 되는 초간단 제품이다.

전원은 소켓으로 공급받으며, 무선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때문에 따로 배선 처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집안의 소켓마다 추가로 설치가 가능해 확장이 용이하며,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녹화 및 관리가 쉽다.

토브넷캠 LED 전구 카메라
토브넷캠 LED 전구 카메라


 

IoT와 CCTV를 결합한 상품도 있다. ‘토이스미스 스마트RC해머’는 기존 RC카에 IoT를 얹고, 카메라를 결합해 무선조종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며, 카메라로 주변을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으로 제어가 가능하며, 스마트RC해머에 장착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집안 곳곳을 다니며 감시할 수 있다.

화각이 넓어 뛰어 노는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볼 수 있고, 카메라를 상하좌우 회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을 덜 수 있다. 양방향 통신으로 주인의 목소리를 내보낼 수 있으며, 일부 제품은 카메라 밑에 디스플레이를 둬 주인의 모습까지 전송함으로써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엄마의 걱정을 덜 수 있는 유아 안전사고 대비를 위한 베이비 모니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부엌에서 음식을 하면서도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의 자는 모습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집안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결한다.

전용 수신기로 연결되어 네트워크가 없는 실내나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아트마 베이비 모니터’
전용 수신기로 연결되어 네트워크가 없는 실내나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아트마 베이비 모니터’

 


위장형 CCTV

카메라 모양의 CCTV는 노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위압감이 드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사적인 장소에 공개적으로 설치된 CCTV는 범죄자의 타깃이 되어 범행 전에 CCTV를 무력화함으로써 범죄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 일부 사용자는 곰 인형이나 액자 등 사물에 숨길 수 있는 위장형 CCTV를 사용하기도 한다. 벽시계나 모형으로 된 사전, 인형 등에 내장된 제품이 있는가 하면 초소형 카메라와 송신기가 결합된 제품도 있어 원하는 곳에 넣어 숨길 수 있다.

벽 스위치 모양의 CCTV 'LawMate PV-WS10'
벽 스위치 모양의 CCTV 'LawMate PV-WS10'

다만 범죄 예방 및 수사, 시설안전 및 화재예방, 교통단속, 교통정보 수집 목적이거나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한 경우가 아닌 사적인 목적으로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해 불특정 다수의 영상을 촬영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위반에 해당하고,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남몰래 CCTV를 설치, 녹화하는 것은 불법에 해당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화장실, 목욕탕 등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에 CCTV를 설치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24조(안내판의 설 등)에 의거해 CCTV 등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할 경우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설치·운영되고 있음을 정보주체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1. 설치 목적 및 장소 2. 촬영 범위 및 시간 3. 관리책임자의 성명 및 연락처’ 등이 기재된 안내문을 각각 영상정보처리기기가 있는 곳에 부착하여야 한다.


공짜로 누릴 수 있는 홈CCTV

집에서 쓸 CCTV가 필요한데 막상 10여만원이나 되는 돈을 들여 장만하자니 매우 부담스럽다. 그러나 집에 안 쓰는 구형 스마트폰이 있다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홈CCTV를 구축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앱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CCTV로 탈바꿈시켜주는 대표적인 앱은 ‘AtHome Camera’가 있다. 무료인데다가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WiFi는 물론이고, 3G, LTE 등 통신망을 이용, 언제 어디서든지 영상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그리고 애플 앱스토에서 각각 내려 받으면 된다.

왼쪽이 ‘엣홈 비디오 스트리머(AtHome Video Streamer)’, 오른쪽이 ‘엣홈 카메라(Athome Camera)’이다.
왼쪽이 ‘엣홈 비디오 스트리머(AtHome Video Streamer)’, 오른쪽이 ‘엣홈 카메라(Athome Camera)’이다.

 

‘AtHome Camera’ 앱은 안 쓰는 구형 스마트폰에 설치하기 위한 ‘엣홈 비디오 스트리머(AtHome Video Streamer)’, 그리고 영상을 실시간 보기 위해 일반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엣홈 카메라(Athome Camera)’로 구성되어 있다. 설정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인터넷에 공개된 다양한 정보를 이용하면 쉽게 구축할 수 있다.

홈CCTV로서 기본적인 성능을 내며, 음성을 포함한 녹화가 가능하다. 누군가 CCTV로 동작되는 스마트폰을 건드릴 경우 알람이 울리는 기능도 들어가 있다. 다만 CCTV용이 아니다 보니 넓은 화각이 다소 아쉬운데, 이는 요즘 셀카용으로 판매되는 광각렌즈를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현역에서 은퇴한 아이폰3GS를 홈CCTV로 활용할 수 있다.
현역에서 은퇴한 아이폰3GS를 홈CCTV로 활용할 수 있다.


테크니컬라이터 이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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