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6개월] ③ 판매점, 폐업 위기 몰려

이진 기자
입력 2015.04.06 17:23 수정 2015.04.06 23:51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도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됐다. 정부는 법이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이통사와 제조사, 판매점 등이 생각하는 단통법은 안정화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데 더 중심을 두고 있는 듯하다. 단통법 시행 6개월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T조선 이진] "이렇게 가다간 폐업할 것 같습니다."


휴대폰 판매점 직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통법 시행 후 고객의 발길이 끊겼는데, 파파라치 제도 등이 시행되면서 폐업을 결정하는 이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통시장 냉각의 이유는 '단통법'


이통시장의 활성화 여부는 통상 월간 번호이동 건으로 분석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일 단통법 시행 전 월간 번호이동 건은 70만 4205건에 달했지만 법 시행 후에는 53만 7357건으로 무려 16만 6848건이나 하락했다.


올해 시장 상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할 때 조금 나아진 월 평균 65만 1285건을 기록했지만, 단통법 시행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5만 2920건이나 낮다.

단통법 시행된지 한달이 지난 후 방문한 휴대폰 판매점은 한산했다.

휴대폰 유통업계는 단통법 시행 후 이미 6개월 이상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단통법 시행 초기 일부 판매점이 폐업하며 전국으로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가 단통법을 시행하며 더욱 거세게 채찍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보조금 상한액과 관계없이 인기 좋은 제품이 나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 반짝 특수가 있었고,  이달에 출시되는 갤럭시S6 시리즈가 판매점의 수익을 높여주는데 효자노릇을 하겠지만 다른 히트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의회에 따르면 단통법 이전 3만여 개에 달했던 이동통신 유통점이 6개월 사이 30% 가량 사라졌다.


판매점 관계자는 "갤럭시나 아이폰처럼 인기 있는 제품이 출시될 때만 고객이 반짝 찾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단통법 시행 후 폐업을 고려할 만큼 판매량이 줄었고, 이러다 폐업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파파라치 제도, 판매점 '고사'에 기름 붓나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파파라치' 제도는 판매점 고사를 야기하는 단초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의회 관계자들이 공시지원금을 현행 30만원에서 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통법이 전국에 있는 국민들이 휴대폰을 살 때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판매점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특별한 매력을 줄 수 있는 요인 자체가 제한적이라 고사의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지난 1일 단통법 신고 대상 범위를 기존의 불법지원금 중심에서 단말기유통법 위반 등 불공정행위로 확대 시행했다. 단말기 유통법 신고센터는 지난달 25일부터 불법행위 근절 및 시장안정화를 위해 불법지원금 50만원 초과시 최대 1000만원까지 포상금을 상향 지급하고, 신고자 1인당 최대 연 2회 포상한다.


또한 불법행위를 자행한 유통점 뿐만 아니라 유통점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통신사의 책임 부분도 반영해 포상금액에 따라 유통점과 통신사가 일정비율로 분담·지급하기로 한 변경된 포상제도를 시행중에 있다.


법이 워낙 엄중하다 보니 판매점 입장에서는 한번 적발 시 문을 닫을 각오를 해야하는 셈이다.


판매점 관계자는 "악감정을 가진 집단이 담합해 대형업체 하나 문닫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라는 말이 주변에서 들려오고 있다"며 "단통법을 지키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정부가 너무 채찍만 드는 게 맞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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