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감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각 산업군별 사업자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어 컨소시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11일 금융권과 ICT업계에 따르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시범 사업자 타이틀을 노리는 컨소시엄은 다음카카오 진영과 인터파크 진영, KT 컨소시엄, 그리고 벤처기업 연합체로 구성된 500V 등 총 4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중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다음카카오 진영과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참여업체 간 지분분배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된 모습이다. 그러나 교보생명·KT·우리은행이 주축이 된 KT 컨소시엄은 경영주도권을 두고 감정싸움까지 벌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KT 컨소시엄에서 현행법상 대주주가 될 수 있는 교보생명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서비스 방향으로 ‘정통 금융’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반해 KT는 IT가 중심이 된 새로운 형태의 전자금융 서비스 모델을 추구하고 있어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보생명과 KT 양측 모두가 앞으로 설립될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권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KT는 전체 지분의 10%를 보유할 수 있지만, 향후 관련법이 개정되면 보유지분을 늘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증권 역시 앞서 진행된 우리은행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던 곳으로, 제1금융권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인가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모습으로, 경영권을 요구하는 KT와 사실상 타협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업계에서는 교보생명과 KT가 머지않아 갈라서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KT와의 컨소시엄을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KT와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LG유플러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KT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재편될 확률이 크다. 특히 KT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포기 하지 않고, 제3의 사업자와 손을 잡게 되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획득을 노리는 컨소시엄 후보군은 5곳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보험업계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대해상이 지난 2000년 대우증권(현 KDB대우증권)과 각각 30%씩 지분출자를 통해 인터넷은행 진출을 시도한 이후 15년 만이다.

현재 현대해상은 인터파크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국내 손해보험사 규모가 가장 큰 곳이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 컨소시엄으로의 참여가 확정될 경우, SK텔레콤과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GS홈쇼핑,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웰컴저축은행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후보 신청 마감이 다가오면서 시범 사업자 인가를 획득하려는 업체들의 물밑작업이 빨라지고 있다”며 “KT 컨소시엄의 유지 여부에 따라 전체 후보군 숫자가 현재 4곳에서 5곳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컨소시엄 구성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있어 현재 이들 업체들이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 중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후보 등록이 완료된 다음 달 상순경에 해당 후보군들이 제시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 모델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