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진] 제주특별자치도(원희룡 도지사)가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제주지역 언론사가 주최하는 각종 스포츠 행사에 지원한 보조금이 17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언론사는 지난 22일 보도를 통해 제주도가 도민들이 낸 혈세를 언론사에 과다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가 제주도의회 행정사무 감사용으로 제출한 문화관광스포츠국 업무보고 자료를 인용, 제주도가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방송사와 신문사, 인터넷언론사 등 12개사에 500만~5억 4800만원씩 모두 17억 5000만원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보조금 지원 건수는 언론사당 적게는 1개 사업에서 많게는 5개 사업까지 총 31개에 달하며, 사업마다 500만~2억원씩 지원됐다. 축구 관련 행사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제마라톤대회가 8건, 골프·배구·게이트볼 대회 등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체육대회 이외에 문화나 관광산업, 환경보호 기여 등의 명분으로 지원한 것을 포함하면 금액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잇다.

보조금은 자체 부담경비 대비 50%를 지원한 경우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100%를 지원한 행사도 있었다.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한 신문사에는 5건에 총 5억 4800만원이 지원됐고, 또 다른 신문사에는 4건에 2억 7500만원, 한 방송사에는 4건에 1억 8800만원이 지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스포츠 행사를 포함해 각종 문화관광, 환경보호 등과 관련해 언론사에 집행되는 총예산이 연간 40억~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조금을 지원하는 효과에 대해 제주도는 '제주 브랜드 효과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사 자체 행사에 지원하는 금액은 다소 지나치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 18일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행정·언론 간 올바른 관계 정립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과거 스포츠 관련 지원 업무를 담당할 때 언론사의 스포츠 행사 관련 예산 문제를 지적하면 언론사들이 도의 담당 국장이나 부지사에게 로비를 했다"며 "하위직 공무원들은 이 압력을 버텨낼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제주도 측은 생활체육 활성화 차원에서 언론사 지원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주도의 예산을 특정 언론사 행사를 지원하는 데 대한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매체 측은 "일부 동호회 등이 특정 언론사만 지원하느냐고 문제제기를 하기도 해 실무 부서는 예산 지원을 놓고 힘들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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