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고화질·고성능 CCTV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CCTV를 통해 촬영된 영상의 저장 및 복구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저장장치 업계도 앞다퉈 차별화된 ‘서베일런스’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 영상감시 시장은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영유아 보육법 개정안 시행이 큰 화두다. 개정안은 오는 18일까지 전국 모든 어린이집 및 보육실, 공동놀이실, 놀이터, 식당, 강당 등에 CCTV 1대 이상 설치를 의무화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때 사용되는 CCTV의 성능은 130만 화소 이상 및 60일 이상 저장 용량을 갖춘 기기여야 한다.
다만, 1년 365일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감시 장비의 특성상, 특정 시간 동안의 영상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거나, 관리자의 실수 또는 천재지변과 같은 문제로 영상에 오류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은 항상 상존한다. 영상감시 기기에 있어 저장 매체, 특히 스토리지 솔루션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12%의 성장률을 보인 영상감시 시장은 올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영상감시 장비 지출은 지난 2008년부터 연 24.1%씩 증가해 올해 55억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상감시용 시스템에 사용되는 스토리지 솔루션은 일반 PC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저장장치와는 다른 설계를 띠고 있다. 일반 용도의 저장장치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지만, 영상감시용 저장장치는 데이터 쓰기 작업이 전체의 약 95%를 차지한다. 때문에 영상감시용 저장장치에서는 랜덤 읽기 성능보다는 순차 쓰기 성능이 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영상감시 시스템(NVR)과 같은 장비에서 여러 대의 저장장치가 동시에 구동되는 환경에서는 진동의 주파수가 일치할 경우 진동 폭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곧 저장장치의 성능 저하로 이어지고, 나아가 저장장치의 수명 하락을 유발하기도 한다. 저장장치 업계가 일반 제품과 영상감시 전용 제품을 구분해 선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장장치 업계의 양대산맥 씨게이트와 WD는 각각 영상감시용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전용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영상감시 규모에 따라 씨게이트는 ‘씨게이트 비디오 HDD와 ‘씨게이트 서베일런스’로, WD는 ‘WD 퍼플’과 ‘WD 퍼플 NV’로 라인업을 구분한다. 여기에 씨게이트는 데이터 복구 서비스 ‘씨게이트 레스큐’를 통해 HDD 교체 및 삭제되거나 손실된 데이터 복구를 제공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PC 환경에서는 저장장치가 하루 8시간씩 5일간 이상 없이 구동되는 수준이면 사용상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지만, 영상감시용 저장장치는 24시간 7일 내내 구동되는 특성을 고려해 무엇보다 안정성이 우선시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씨게이트가 최근 발표한 영상감시 장비 동향 백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안전 및 보안 강화, 도난 방지 및 기물 파손 방지를 목적으로 감시 장비를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영상감시용 저장장치 사용 고객들이 유지보수, 용량, 데이터 복구, 신뢰성, 속도, 비용 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네트워크 스토리지(NAS) 업계도 자체적으로 영상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자 하는 소규모 기업 및 기관들을 겨냥, 서베일런스 솔루션을 기본 탑재하는 추세다. NAS를 NVR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시놀로지의 서베일런스 스테이션, 아수스토어의 서베일런스 센터, 큐냅의 QVR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WD도 자사의 마이클라우드 NAS 제품에 영상감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