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글로벌 스토리지업계의 인수합병(M&A)이 연초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넷앱의 솔리드파이어 인수를 기점으로, 글로벌 스토리지 업체 간 M&A 불씨가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IT 업계에서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기술적 완성도, 과당경쟁 구도, 그리고 신생업체의 부진한 실적 등을 이유로 전 세계 올 플래시 스토리지 기업의 M&A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A를 통한 스토리지 업계의 새판짜기 작업은 지난해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델의 EMC 인수는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으로 인해 전 세계 IT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고, 뒤를 이어 넷앱이 올 플래시 스토리지 업체인 솔리드파이어를 매입하면서 스토리지 업체 간 M&A가 시작됐음을 재확인시켰다.

무엇보다도 3D낸드 플래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스토리지 시장에 재진출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어, 2016년 역시 올 플래시 스토리지 기업들의 M&A가 IT 업계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업체 간 M&A 확산 가능성은 객관적인 수치를 통해서도 예측할 수 있다. 2015년은 닷컴버블 이후 IT 업종의 M&A가 가장 활발했던 한 해로, 지난 1년간 IT 업계의 M&A 건수는 약 3100건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435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제자리걸음을 지속하고 있어 상당수 기업들이 성장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성장동력 확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M&A가 절실한 상황이다.

신생 스토리지 업체의 낮아진 주가 역시 M&A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님블 스토리지의 실적 발표 이후, 올 플래시 스토리지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님블 스토리지의 경우 주당 55달러 이상을 주가가 10달러 수준으로 폭락한 이후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올 플래시 스토리지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데 반해 해당 기업들의 기술력은 완성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3D낸드 메모리의 확산에 힘입어 시간이 지날수록 올 플래시 스토리지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지고 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 기업의 경우 제품개발 등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받아야 하지만 현 시장 상황을 보면 여의치 못한 게 현실”이라며 “델의 EMC 통합이 완료되는 5월경 스토리지 업계의 M&A 이슈가 또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