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윤정] "목말라요. 물 주세요." 장기간의 출장 뒤에 집에 돌아온 박경숙(45)씨. 모처럼 키웠던 작은 꽃 화분이 방치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나고 말았다.

만일 스마트화분 ‘플랜티’가 있었다면 꽃이 시들어 죽는 안타까운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스타트업 엔씽이 킥스타터를 통해 선보인 스마트화분 ‘플랜티’는 2년 전 네모진 모양으로 탄생했다. 현재는 동그란 스타일의 여느 화분의 모습으로 다듬어졌고, 스타일도 무광의 흰색 재질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남세기 엔씽 이사는 “스마트화분은 엔씽이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된 제품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먹거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디바이스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플랜티는 마이크로 USB로 안드로이드 충전 커넥터를 통해 전원을 연결하고, 집안의 공유기로 와이파이와 연결해 사용자에게 화분의 상태를 전달한다.

특히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외부에서도 화분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에 출시된 일부 제품이 화분과 가까운 근거리에서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 게 장점이다.

플랜티는 화분의 상태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화분 스스로 물 주기도 가능하다. 조도 및 습도 센서가 화분의 식물 상태를 파악할 뿐 아니라 물통과 펌프가 연결돼 있어 화분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외출이나 출장 시에 화분의 식물이 시들어 외면당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플랜티는 오는 4월 국내 출시를 목표로 시제품 양산 준비가 한창이다. 가격은 12만원정도. 정식 출시에 앞서 3월에는 선주문 고객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제품 구매는 엔씽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앱 내에서도 구매 페이지로의 연결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사용자가 화분과 교감하게 될 앱은 아직 이름은 미정이지만 플랜티(가칭)로 런칭할 예정이다.

우선은 단일 사이즈, 단일 색상으로 선보이지만, 조립이 가능한 제품으로 화분 크기를 확장할 수 있는 차세대 버전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화분의 크기가 커진다고 무겁지는 않도록 만들 예정이다.

킥스타터를 통해 선보였던 플랜티는 가드닝 시장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미국에서 40%가 넘는 주문량을 얻어냈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세기 엔씽 이사는 “한국은 가드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아직 부족하고 시장 규모도 크지는 않지만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 가겠다”며 “농업과 IoT의 접목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식물과의 연결된 사회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엔씽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스마트화분 플랜티 외에도 소규모 농가를 위한 저렴한 가격대의 센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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