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윤정] 생산원가에 가까운 가격에 제품을 출시해 '가격 파괴자'로 불리는 샤오미가 IT 강국 한국의 유통시장을 흔들고 있다.

샤오미코리아를 자처하는 업체의 등장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여우미(대표 이승환)가 샤오미와 국내 총판계약을 완료하고 국내 샤오미 공식 파트너로서의 행보를 시작한다고 밝힘에 따라 샤오미의 국내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우미가 지난 3일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샤오미가 여우미와 손잡고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히면서 국내에 미출시된 제품 혹은 이전과는 다른 입지로 한국시장 공략을 가시화한 게 아니냐에 관심이 쏠렸다. 이미 국내 시장에는 샤오미 제품이 여러 형태로 유통되고 일부 제품은 시장점유율을 장악할 정도로 영향력을 펼쳐왔던 터라, 여우미가 국내 공급할 제품에 관심이 집중됐다.

여우미는 지난 2015년 4월 중국 난징 여우미와 동시 설립하고 국내 샤오미 보조배터리 유통을 맡아 성장해온 업체로 이번 총판 계약으로 보조배터리 외에 미밴드, 공기청정기, 스피커 등을 공식 취급하게 됐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우미 측은 "여우미는 샤오미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 준비해온 업체다. 샤오미와 총판 계약으로 핸드폰, TV, 공유기, 미패드를 제외한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을 수입, 유통한다"고 말했다.

여우미가 샤오미 국내 총판으로 활동한다고 알려지면서 국내에 샤오미 제품을 공급해왔던 코마트레이드도 샤오미와 정식으로 국내 총판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코마트레이드는 보조배터리, 미밴드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샤오미가 공급하는 제품군 소개 페이지(이미지=샤오미 홈페이지)
샤오미가 공급하는 제품군 소개 페이지(이미지=샤오미 홈페이지)

게다가 다나와에서 샤오미 외장배터리를 내세우고 클릭했을 때 샤오미가 아닌 여타 제품들로 현혹하는 사례도 발생할 정도다.

외장배터리 외에 국내에 미출시된 샤오미 제품군이 언제 들어올지에 대해서 유통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총판 소식을 알린 업체들이 샤오미로부터 마케팅 및 홍보, AS 지원 등을 지원받고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워갈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 샤오미코리아가 없는 상황에서 총판들이 향후 샤오미 코리아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즈미와 11번가의 경우도 샤오미와 관련해 업체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례다.

샤오미의 외장배터리를 생산하는 자회사인 즈미는 국내에 태안인터내셔널을 통해 즈미 브랜드로 국내에 외장배터리 및 액세서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 11번가는 '즈미가 자사를 통해 한국시장에 공식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미 태안인터내셔널이 즈미 제품을 국내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편한 진실공방이 오갔다.

 IT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미과 손을 잡았다는 건 국내에서 판매뿐만 아니라 AS를 비롯한 마케팅 및 홍보 활동 등에 대한 지원이 수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부 업체는 샤오미와 직접 관련이 없음에도 샤오미코리아를 목표로 출혈경쟁으로 시장입지를 넓히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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