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삼성전자의 트리플레벨셀(TLC) 메모리를 장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장비 출시가 이어지면서, TLC 기반의 SSD(Solid State Drive)가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다.

EMC_VMAX 올플래시 스토리지 (사진=한국EMC)
EMC_VMAX 올플래시 스토리지 (사진=한국EMC)


9일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퓨어스토리지와 솔리드파이어 이어 최근 EMC가 자사 하이엔드 올플래시 스토리지 장비에 삼성전자의 SSD를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삼성의 SSD를 100% 탑재한 올플래시 장비를 생산 중인 카미나리오가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어서, 삼성의 SSD 장착 여부가 차기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주요 경쟁력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TLC 메모리는 반도체 저장 단위인 셀에 데이터를 3비트씩 저장하는 낸드플래시다. 셀당 2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존 멀티레벨셀(이하 MLC) 방식 기술이나, 1비트 저장이 가능한 싱글레벨셀(이하 SLC) 방식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안정성 등을 이유로 기업용 스토리지에는 MLC 기반의 낸드플래시가 주로 사용됐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가격경쟁력을 높인 TLC 낸드플래시의 양산에 돌입하면서 기존 MLC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올플래시 업체 중 삼성전자의 TLC 기술을 가장 빠르게 도입한 곳은 솔리드파이어다. 솔리드파이어는 삼성벤처캐피탈이 투자한 회사로 국내에 알려진 기업으로, 지난해 말 넷앱이 솔리드파이어를 8억7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넷앱의 올플래시 스토리지 라인업에 편성된 상태다.

퓨어스토리지 역시 삼성과 파트너십을 맺고 TLC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를 장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을 공급 중이다. 특히 퓨어스토리지의 경우 M시리즈부터 TLC 낸드플래시에 최적화된 아키텍처를 직접 설계하고, 자체 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토리지 1위 기업인 EMC도 자사 최상위 하이엔드 모델인 V맥스 시리즈에 삼성전자의 TLC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를 장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장비를 선보이고, 국내 하이엔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EMC는 현재 전 세계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익스트림 I/O를 미드레인지 스토리지 제품군으로 구분했다. 이는 자사 최상위 모델인 V맥스와의 성능 차이를 강조해 지금까지 익스트림 I/O와 경쟁했던 타사 모델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것이다.

카미나리오는 지난 2010년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를 100% 장착한 올플래시 스토리지 K2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삼성의 TLC 낸드플래시를 장착한 5.6버전을 새로 출시하는 등 TLC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미나리오는 지난해 베스트텍시스템과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제품을 공급 중으로, 최근에는 국내 지사 계획을 공식 발표하는 등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스토리지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TLC 메모리 기술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 올플래시 장비를 구현하는데 MLC 플래시 메모리가 주로 사용됐다”며 “TLC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한 제품이 시장에 공급돼 안정성은 인정받고 있어, 가격 대비 용량과 공간 효율성이 높은 TLC 기반 제품의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ice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