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재팬 IT 위크(JAPAN IT WEEK)'가 도쿄 빅사이트(Big Sight Tokyo) 전시장에서 11일(현지시각)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개막해 2박 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관람객들이 11일 오전 ‘재팬 IT 위크’ 전시장 입장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관람객들이 11일 오전 ‘재팬 IT 위크’ 전시장 입장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는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총 12개 분야 중 ▲빅데이터 관리 ▲데이터 스토리지 ▲웹 &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 모바일 ▲클라우드 컴퓨팅 ▲정보보안 등 7개 분야의 전시회가 동시에 진행돼 각 분야별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 전시회 규모 역대 최대…국내 기업도 대거 참여

서울 코엑스 넓이의 두 배에 달하는 행사장 내부 공간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화웨이 와 같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과 히타치, 캐논, NTT, 도시바 등 일본 현지 기업을 포함해 약 1100여곳 이상의 업체가 마련한 1400여개의 전시 부스로 가득 채워졌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라온시큐어와 모니터랩, 세이퍼존, 에어큐브, 이글로벌시스템, 이글루시큐리티, 인정보, 코닉글로리 등 8개 업체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마련한 한국공동관을 이용해 자사 신기술을 소개했고, 가상화 기술을 8년째 선보인 틸론과 3년 연속 참여한 소프트캠프는 독립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 기술력을 과시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 틸론이 정보보안 엑스포 전시관에 독립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상대로 자사 가상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 틸론이 정보보안 엑스포 전시관에 독립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상대로 자사 가상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특히, 올해 일본 지사를 설립한 국내 가상화 기업 틸론은 이번 전시회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원천 기술을 확보한 터미널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과 투명 디스플레이와 O2O 기술을 접목한 'Pantastation'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소프트캠프는 문서 DRM과 영역 DRM 등 내부정보유출방지 솔루션과 APT 공격 및 랜섬웨어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외부유입파일관리 시스템을 소개하고, 현지 시장에서 10년간 쌓아온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신규 고객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 소프트뱅크 '페퍼' 눈길…인공지능 로봇 상용화 임박

이날 전시회장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재팬 IT 위크 행사의 특성상 개막 이튿날에 관람객이 붐비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 행사는 개막과 동시에 몰려든 관람객으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특히, 이번 전시회장에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1세대 인공지능 로봇 'Pepper(페퍼)'가 주요 전시부스 마다 배치돼 관람객을 맞아, 가까운 미래의 일로 여겨졌던 인공지능 로봇의 상용화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주요 업체들의 전시부스에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홍보를 위해 배치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김남규 기자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주요 업체들의 전시부스에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페퍼’가 홍보를 위해 배치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김남규 기자
소프트뱅크가 지난 2월 선보인 인공지능 로봇 페퍼는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인지하는 '감정엔진'을 내장하고 있어, 실제 사람과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기분 파악하고 이를 수치화해 데이터로 축적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재 매달 1000대가 한정 생산되고 있지만,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이미 누적 판매량이 7000대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주요 부스마다 전시된 페퍼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직접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올해의 재팬 IT 위크 행사는 지난 행사들보다 여러 면에서 규모가 한층 더 커진 것 같다"며 "각 기업들이 선보이는 기술 수준 격차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