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대표 작품을 꼽으라고 물으면 대다수의 일반인은 십중팔구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를 선택할 것이다.

영국 소설가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이 만든 3부작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은 소설가 클라이브 스테이플스 루이스의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 미국 소설가 '어슐러 K 르귄'의 '어스시 연대기(Earthsea Cycle)'와 더불어 판타지 소설 마니아들 사이에 세계 3대 판타지 작품으로 손꼽힌다.

1980년대 유년시절을 보내온 3040세대는 일본의 판타지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 당시 일본은 '문화황금기'로 불리울 만큼 만화・소설・애니메이션・게임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인터넷이 없던 1980년대 대한민국의 청년층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체 콘텐츠가 거의 없었던 탓에 일본의 콘텐츠를 즐기며 성장해 왔다.

옆나라에서 건너 온 판타지 작품은 그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아직도 많은 만화・애니메이션 팬들의 가슴에서 지워지지 않거나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판타지 작품은 두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인기 작품 중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정통파 판타지로 불리는 작품을 선별한 것이다.

◆ 로도스도 전기(Record of Lodoss War)

소설가 미즈노 료(水野良)가 1988년 공개한 소설 '로도스도 전기'는 일본을 대표하는 정통파 판타지 작품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다. 이 작품이 대중과 후대에 등장하는 판타지 작품에 영향을 끼친 것은 누가봐도 명백하며, 국내에서도 이 작품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제작될 정도로 국내 팬층 또한 두텁다.

'로도스도 전기'는 1990년 13편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세상에 그 이름을 널리 알렸다.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이 작품을 소재로 한 수 많은 게임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며, 만화책과 라디오 드라마 등 미디어믹스가 이루어졌다.

마신전쟁 종전 이후 주인공 기사 '판'과 하이엘프 여주인공 '디드리트'의 모험 이야기를 다룬 '로도스도 전기' 애니메이션은 미모의 여주인공 '디드리트' 팬을 양산했으며, 애니메이션 공개로부터 27년을 맞이한 지금도 그녀의 인기는 변함이 없다.

로도스도 전기 주인공 ‘판’과 여주인공 ‘디드리트’. / 카도카와 캡처
로도스도 전기 주인공 ‘판’과 여주인공 ‘디드리트’. / 카도카와 캡처
◆ 슬레이어즈 (Slayers)

3040세대에게 큰 웃음을 안겨준 작품 '슬레이어즈'는 소설가 칸자카 하지메가 1990년 판타지 소설로 대중에게 처음 선보였다. 슬레이어즈는 소설이 인기를 끌자 1995년부터 다수의 애니메이션 작품과 만화가 쏟아져 나왔으며, 전세계 애니메이션 마니아에게 소개되기 시작했다.

슬레이어즈 시리즈 주인공은 자칭 미소녀 천재 마도사(魔道士) '리나 인버스'다. 그녀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슬레이어즈 세상 속 최강마법인 '드래곤 슬레이브'를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가 슬레이브', '라그나 블레이드' 등의 마법도 만들어 낼 만큼 마법에 있어서 달인이다.

슬레이어즈 블루레이디스크 일러스트. / 아마존재팬 캡처
슬레이어즈 블루레이디스크 일러스트. / 아마존재팬 캡처
◆ 바람의 대륙 (風の大陸/ The Weathering Continent)

'바람의 대륙'은 여성 소설작가 타케카와 세이(竹河聖)의 대표작으로 1988년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으며, 로도스도 전기와 더불어 1980년대 일본 문화황금기에 태어난 대표적인 인기 판타지 작품 중 하나다.

바람의 대륙은 주인공 티에, 락시, 보이스 3명의 주인공이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는 고대 아틀란티스 대륙을 배경으로 모험을 떠나는 장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바람의 대륙은 1992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모았다. 공각기동대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유명한 프로덕션I.G가 제작한 '바람의 대륙' 애니메이션은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이노마타 무쯔미'의 화려한 캐릭터 디자인과 지금 다시 봐도 뒤쳐지지 않는 영상 퀄리티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가슴에 새겨진 작품이기도 하다.

바람의 대륙 일러스트. / 야후재팬 캡처
바람의 대륙 일러스트. / 야후재팬 캡처
◆ 아르슬란 전기(アルスラーン戦記)

1986년 출간된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 원작 판타지 소설 '아르슬란 전기'는 루시타니아와 전쟁에 패해 몰락한 파르스 왕국의 왕자 '아르슬란'이 자신의 나라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아직도 소설 연재가 계속되고 있는 '아르슬란 전기'는 최근 인기작 '강철의 연금술사'로 유명한 만화가 아라카와 히로무(荒川弘)의 그림으로 완성된 만화와 TV애니메이션이 등장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아르슬란 전기는 1991년과 1992년 등장한 두 편의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이후 1995년까지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형식으로 콘텐츠가 판매됐다. 극장판 아르슬란 전기의 주제가로 쓰였던 가수 타니무라 유미의 '두근거림을 믿어요(ときめきをBelieve)'는 아직도 명곡으로서 팬들 사이에 기억되고 있다.

아르슬란 전기 TV애니메이션 일러스트. / 아르슬란 전기 애니메이션 공식 사이트 캡처
아르슬란 전기 TV애니메이션 일러스트. / 아르슬란 전기 애니메이션 공식 사이트 캡처
 
1991년작 극장판 아르슬란 전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 야후재팬 캡처
1991년작 극장판 아르슬란 전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 야후재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