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14일 '2016년 통신방송 경쟁상황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KISDI는 유선전화·무선통신·초고속인터넷·전용회선·국제전화 시장을 정밀 분석했다. IT조선은 KISDI 발표를 토대로 주요 내용을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주>


KISDI의 통신방송 경쟁상황 평가에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결합상품 시장 관련 지배력의 원천을 밝혀야 하는 KISDI가 유보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책임 면피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ISDI는 통신방송 결합상품 시장 전망 분석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 중 어떤 상품이 절대적 영향을 줬는지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개의 상품 모두 결합상품 선택 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KISDI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이동결합상품이 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반된 해석 및 논리가 존재하며, 향후 이론적 보완과 자료 축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방송 업계 관계자는 KISDI 분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중립적 입장에서 시장 현황을 분석해야 하는 KISDI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은 특정기업을 편들어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통사는 가족할인 요금제 등 소비자 혜택 증가를 무기로 집토끼 지키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동통신 이용료 할인은 물론 초고속인터넷·IPTV 등 할인 혜택을 늘림으로써 기존 가입자의 이탈 방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간 이동전화 기준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은 2013년 36.3%에서 2015년 48.6%로 12.3%포인트(p)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초고속인터넷 기준 결합상품 가입자 비중 변화는 0.8%포인트에 불과하다. 결합상품 시장이 과거와 달리 이동통신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변화표. / KISDI 제공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 변화표. / KISDI 제공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시장에서 SK군의 점유율은 48.7%, KT 33.6%, LGU+ 17.6%로 나타났다.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인 5:3:2(SK텔레콤:KT:LG유플러스)에 수렴하는 추세를 보인다.

'인터넷+이동전화+TV(TPS)'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군은 54.9%인 반면, KT(26.1%)와 LG유플러스(16.2%)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결합상품 가입자 수는 모바일 결합상품 출시 후 급속도로 높아졌는데, 시장을 분석하는 KISDI가 가능성만 나열하는 식의 보고서를 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통시장과 모바일 가족 결합 등 서비스 가입 형태 변화에 따른 시장지배력 판단이 필요한데, KISDI 분석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ISDI 분석 자료를 보면 SK텔레콤 점유율은 2015년 소폭 줄어든 반면 LG유플러스는 오히려 증가했다"며 "결합상품 시장 경쟁이 활성화 되고 있다고 판단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