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00억대 교육학술정보원 사업 향응 업체 수주 논란

김남규 기자
입력 2017.02.27 18:16 수정 2017.02.28 07:00
한국교육학술정보원(정보원)이 440억원대 규모의 정보통신(IT) 인프라 유지보수 사업을 특정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감을 수주한 업체인 아이티센은 2016년초 교육부 감사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측에 골프접대 등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접대 후 특혜로 이어지는 비리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대구광역시 동구 동내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전경. /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정보원이 올해 1월달에 발주한 '나이스/교육재정 물적기반 유지관리 사업(유지보수 사업)'은 17개 교육청의 IT인프라 유지보수 업체를 선정하는 것으로, 전체 사업규모만 448억원에 달한다. 올해부터 2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이 사업은 1월초 사업을 공고했고, 2월 20일 희망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았다. 2월 23일에는 기술평가를 시행했고, 24일 최종 사업자를 선정했다.

이번 유지보수 사업은 238억원 규모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ICE) 유지보수 사업과 210억원 규모의 교육재정 유지관리 사업으로 나눠서 발주됐다. NICE 유지보수 사업 입찰 경쟁에는 아이티센, 세림TSG, 시스원, 콤텍, KCC정보통신 등 5개사가 참여했고, 교육재정 유지관리 사업 수주전에는 아이티센, 대신정보통신, 농심데이타시스템이 참여해 경합을 벌였다.

특혜성 논란은 아이티센이 두 사업을 모두 수주하면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교육부는 아이티센이 정보원의 인프라운영 부장 등에게 골프접대 등의 향응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사자들을 파면하거나 정직시켰다. 향응 제공과 관련한 사실은 법원 판결을 앞둔 상태지만, 아이티센이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데는 아무런 제약을 두지 않았다.

아이티센은 국내 중견 IT 서비스 기업으로 공공, 금융, 제조 부문에서 정보화 전략 컨설팅 서비스와 IT아웃소싱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과거 수년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나이스 시스템 유지보수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지난 1년 동안에는 대보정보통신에 유지보수 사업을 넘겨줬다가 올해 다시 사업을 수주해 앞으로 2년간 유지보수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입찰 경쟁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 특정 사업자가 독점적으로 사업권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사업 수행 중 관계기관의 직무관련자와 향응수수, 골프 접대, 법인카드 제공 등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로 교육부 감사 및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관련자들은 징계 심의를 거쳐 지난해 5월 파면, 정직, 견책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해당 사업자는 당초 우려했던 공공사업 입찰 제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무런 재제 조치 없이 정보원의 물적 기반 교육재정사업과 나이스 유지관리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며 "프로젝트 발주 초기에 이같은 부당함을 지적했지만, 아직 법적 판결이 난 사안이 아니라 참여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업 발주 형식도 공정성 시비를 부추기고 있다. 통상 국가가 진행하는 IT프로젝트는 조달청을 통해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건은 사안이 급박하다는 이유로 정보원 측이 자체적으로 심사를 진행했고, 심사의원도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 선출된 교수진으로 특정업체를 밀어주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입찰에 참여했던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비리 사건과 연루된 내부 직원은 징계하고 해당 업체에는 패널티를 주지 않는 것이 어떻게 정상적인 일처리냐"며 "결국 그 업체가 500억원에 달하는 발주금액을 싹쓸이 했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불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보는게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심사진도 고객사 모두 발언이나 프리젠테이션 자리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질의를 유도하는 등 참여했던 업체들 모두가 이미 어떤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게 될지 예상할 수 있었다"며 "주사업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친 기술점수도 일반 공공프로젝트에서는 볼 수 없는 큰 폭의 격차를 보여 황당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보원 측은 정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시도는 없었으며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정보원 관계자는 "심사위원 인력 구성부터 업체들이 참관을 했고, 이 과정에서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며 "지나친 점수 차이 역시 크다고 보면 크고, 작다고 보면 작다고 볼 수 있는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평가는 교육청 감사관실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됐기 때문에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심사 교수진도 내부인력이 아니라 외부 인력으로 구성해 공정성을 갖췄다고 본다. 이보다 더 공정하게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아이티센 관계자는 "지난해 전임 사업자가 해당 사업을 맡아서 하는 1년 동안 기술적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전문 기술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교육정보화 사업 수행 경험과 대형 공공기관 유지관리 사업 노하우 등의 실증 근거를 바탕으로 경합 속에서 공정한 기술평가를 거쳐 정정당당하게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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