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 중인 '동등결합 상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월 28일 CJ헬로비전·티브로드의 초고속인터넷 이용하는 고객에게 통신료 할인 혜택을 주는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했지만 가입자 수를 밝힐 수 없을 정도로 성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CJ헬로비전 고객이 결합상품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 CJ헬로비전 제공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CJ헬로비전 고객이 결합상품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 CJ헬로비전 제공
SK텔레콤은 앞으로 JCN울산중앙방송·딜라이브·현대HCN 등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결합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방송 통신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한 고객의 수를 밝힐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할 필요한가"라며 동등결합 상품 출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미래부가 동등결합 정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상품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입장이 변한 것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1월 12일 공식 자료를 통해 "이동전화와 케이블 사업자의 초고속 인터넷을 묶은 동등결합 상품을 이르면 3월 출시할 것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의 동등결합 상품 3월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KT는 케이블TV 업계와 접촉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 업계는 동등결합 상품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 업체가 판매하는 결합상품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티브로드 모델이 SK텔레콤 상품과 묶어 통신비를 줄여주는 동등결합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 티브로드 제공
티브로드 모델이 SK텔레콤 상품과 묶어 통신비를 줄여주는 동등결합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 티브로드 제공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현행 동등결합 상품은 SK텔레콤만 제공하는 반쪽짜리 서비스다"며 "상품을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를 말하기 부담스럽지만, 눈에 띄는 가입자 증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을 결합한 상품만 가입해도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굳이 복잡한 동등결합 상품을 이용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주장했다.

한편, 미래부는 2016년 12월 13일 케이블TV 업계의 요구와 달리 이동통신과 케이블TV의 초고속을 인터넷을 결합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래부는 당시 "업계의 요구를 조율한 결과 동등결합이 현재의 판매하는 결합상품보다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