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정식 출시된 AMD의 '라이젠(RYZEN)' 프로세서가 2017년 PC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온 가운데, 라이젠 프로세서의 추가 라인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추가 라인업은 실질적인 메인스트림 시장을 주도할 제품인 '라이젠 5' 시리즈다. 하이엔드 시장을 타깃으로 8코어 16스레드(thread, 동시 처리 가능한 작업 수)로 선보인 '라이젠 7'시리즈에 비해 코어 수를 줄여 가격에 따른 진입 장벽을 더욱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 작동 속도가 오른 만큼 단순 게임처럼 단일 코어 성능이 유리한 환경에서 더욱 향상된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라이젠 특유의 높은 오버클럭 잠재력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새로 PC를 장만하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게이머나 마니아들의 수요까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작동 속도를 더욱 낮추고 오버클럭 범위가 좁은 '라이젠 5 1600'과 '1500'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도 공급되지만, 주로 OEM PC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AMD는 3월 15일 브리핑을 통해 라이젠 5 시리즈의 좀 더 구체적인 가격과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세금 등을 제외하고 라이젠 5 1600X는 249달러, 라이젠 5 1500X는 189달러다. 국내 출시 가격은 라이젠 5 1600X가 32만1000원, 라이젠 5 1500X는 24만2000원이다. 출시 예정일은 4월 11일이다.
앞서 나온 라이젠 7 시리즈는 달러 가격에 부가세만 더한 수준의 납득할만한 가격대로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라이젠 5 역시 별도의 프리미엄이 거의 붙지 않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각각 라데온 5 1600 시리즈는 인텔의 쿼드(4)코어 고급 모델인 '코어 i7' 시리즈와, 1500시리즈는 중급 모델 '코어 i5' 시리즈의 가격대와 겹친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코어 수 및 동시 처리 스레드 수가 더 많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을 비롯한 종합적인 성능은 더욱 우수하다.
시기적으로는 '신학기' 시즌이 거의 끝난 상황이라 라이젠 7만큼의 폭발적인 반응은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라이젠 프로세서에 대한 높은 관심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는 데다 여름방학 및 휴가 시즌 게이밍 PC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현재 라이젠 프로세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족한 메인보드의 종류와 공급량, 초기 호환성 및 최적화 등의 문제도 4월 경에는 훨씬 개선될 전망이다.
AMD의 '라이젠 7' 시리즈 프로세서는 그동안 인텔의 독무대나 다름 없던 고성능 PC용 CPU 시장에 확실한 이슈를 만들며 AMD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데 성공했다. 그 뒤를 이은 '라이젠 5' 시리즈가 정체된 PC용 CPU 시장에 숨통을 틔우고 바람직한 경쟁 체제를 다시 구축하는데 확실히 쐐기를 박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