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천국' 이스라엘, 정부가 나서 자동차 산업 뒤흔든다

정미하 기자
입력 2017.03.18 01:53 수정 2017.03.19 02:00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모빌아이(Mobileye)를 153억달러(17조572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타트업 국가(Startup Nation)'로 불리는 이스라엘 기업의 기술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은 자동차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은 자동차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다. 하지만 이스라엘 기업이 사이버 보안부터 인공지능(AI) 분야까지 두각을 나타내면서 전 세계 자동차 공급 체인에서 두드러진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스라엘 하이테크·벤처캐피털(IVC) 연구소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약 350개의 자동차 기술 관련 벤처기업이 존재한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텔이 모빌아이를 인수하면서 우리의 비전이 극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스라엘은 사이버 분야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문에서 전 세계 기술의 중심이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향후 5년간 자동차 관련 기술로 6800만달러(769억7600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 인텔, 18조원 들여 이스라엘 모빌아이 인수...전 세계 자동차 제조 중심으로 '우뚝'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외신은 13일(현지시각) 인텔이 모빌아이를 주당 63.45달러(7만3000원), 모두 153억달러(17조57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아시아 서남부에 위치해 있다. / 조선DB
이번 인수는 외국 기업이 이스라엘 기업을 인수합병(M&A)한 것 중 최대 규모다. 모빌아이는 1999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설립된 자동차 칩과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로 48년 인텔 인수합병 역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다. 모빌아이는 인텔에 인수된 이후에도 600명쯤의 직원이 이스라엘에 남아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합병 이전에도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꾸준히 이스라엘 벤처기업에 관심을 보였다. 이스라엘 총리실 소관 비정부기구인 에코모션(EcoMotion)에 따르면 지난 4년동안 자동차·운송과 관련된 400여개의 이스라엘 기업 및 기업가는 40억달러(4조528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다.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택시 앱 '겟트(Gett)' 지분을 3억달러(3396억원)에 인수했다. 포드(Ford) 자동차도 지난해 8월 머신 러닝 및 컴퓨터 비전 전문기업 SAIPS를 인수했다. 급속 충전 배터리 회사 스토어닷(Storedot)는 2015년 1800만달러(203억7600만원)를 모금했다.

이외에도 주요 자동차 제조사도 이스라엘에 투자했다. BMW는 2015년 대중교통 정보서비스 앱 무빗(Moovit)에, 다임러 AG(Daimler AG)와 제너럴 모터스(GM)는 이스라엘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인텔이 이스라엘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 모빌아이를 153억달러(17조5720억원)에 인수했다. 사진은 모빌아이가 인텔이 자사를 인수했다는 사실을 알린 자료 사진 / 모빌아이 제공
또 이스라엘 텔아이브에 위치한 아구스 사이버 시큐리티(Argus Cyber Security)는 올해 1월 퀄컴과 자동차 보안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토노모 테크놀로지(Otonomo Technologies)는 다임러를 포함해 9개 자동차 제조사와 자동차 사고 발생시 응급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 이스라엘 정부 '법인세 감면' 카드로 외국 기업 유혹

이스라엘 정부도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인텔이 모빌아이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모셰 카흘론(Moshe Kahlon)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외국 기업의) 법인세 추가 감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법인세 감면 혜택으로 외국 기업을 유치해 전체 세수 증가를 노리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의 세금 감면 정책은 글로벌 기업이 이스라엘 현지에 더 많은 연구센터 등을 짓도록 장려하는 정부 프로그램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기업은 연소 엔진부터 급속 충전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자동차 제조 체인의 거의 모든 요소를 뒤흔들고 있다"며 "인텔의 모빌아이 인수합병은 이스라엘이 '자동차 기술 허브'로 발전하는 것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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