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와 로이터 기자들이 350달러짜리 삼성전자 '기어 360(Gear 360)' 카메라를 들고 아이티의 허리케인 피해 상황, 가자 지구의 난민 캠프 모습을 담는다. (중략) 360도 동영상은 뉴스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의 등장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MIT 테크놀로리 리뷰(MIT Technology Review)가 '2017년 10대 혁신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 중 하나로 360도 셀카가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어 360을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각)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함께 새로운 기어 360을 선보였다. 같은 날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페이스북 페이지에 도입한 360도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을 모든 사용자에게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초고화질(UHD)보다 4배의 해상도를 지닌 4K영상을 360도로 실시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고 발표하는 등 360도 동영상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 아이폰도 지원하는 2017년형 '기어 360'

기어 360 신제품은 360도 전방향으로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360도 동영상은 같은 장면을 여러 각도에서 한번에 촬영한 것을 합쳐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기존 동영상과 달리 시청자가 키보드 등으로 방향을 조정하면 다양한 각도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29일(현지시각) 선보인 2017년형 ‘기어 360’ / 삼성전자 갤럭시S8 언팩 생중계 갈무리
삼성전자가 29일(현지시각) 선보인 2017년형 ‘기어 360’ / 삼성전자 갤럭시S8 언팩 생중계 갈무리
기어 360 화질은 기존 초고화질(UHD·3840x1920)급에서 4K급(4096x2048) 개선됐고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하면 실시간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 촬영한 영상은 페이스북·유튜브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VR) 기기인 '기어 VR'로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제품은 아이폰6S 이후 출시된 애플 제품과 연동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어 360은 iOS 기기와 맥, 윈도를 지원한다. 이외에 갤럭시S8, 갤럭시S8 플러스 뿐만 아니라 갤럭시S6∙갤럭시S6 엣지 이후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저가 모델인 2017년형 A5와 A7에서도 작동한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전자가 기어 360과 호환되는 기기를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 페이스북·유튜브도 뛰어든 360도 동영상...원인은 가상현실(VR)?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걸음마를 시작한 딸 맥스 모습을 담은 360도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이 360도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2015년 9월. 이후 저커버그 CEO는 북한 평양 시내를 촬영한 360도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재하는 등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누구나 360도 동영상 실시간 스트리밍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을 지원하는 기어 360을 비롯해 360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인스타 360(Insta360), 알리카메라(ALLie Camera) 등을 이용해 페이스북에서 360도 동영상 방송을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더 많은 카메라를 추가하기 위해 다른 제조업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360도 동영상으로 딸 맥스가 걷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 페이스북 갈무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360도 동영상으로 딸 맥스가 걷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 페이스북 갈무리
전 세계 1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도 360도 동영상에 적극적이다. 유튜브는 지난해 4월 360도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4K 해상도 영상도 360도로 실시간 스트리밍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IT기업이 360도 동영상을 강화하는 것은 가상현실 기기 확장과 관련이 깊다. 현재 게임으로 한정된 증강현실용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촬영한 360도 동영상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360도 동영상 강화에 나선 삼성전자, 페이스북, 구글은 각각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 VR, 오큘러스 리프트, 데이드림을 판매 중이다.

IT전문매체 시넷은 "360도 동영상은 가상현실의 관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가상현실 기기의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360도 동영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