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은 18일 각각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스포츠 스타 김연아를 초청한 갤럭시S8·S8플러스 개통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이통3사 중 막내 사업자인 LG유플러스만 유명인을 초청한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 그룹사인 LG전자 G6가 갤럭시S8에 밀리고 있는 위기감을 고려한 눈치보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KT·SK텔레콤, 태연·김연아 초청 개통행사 열어

KT는 18일 오전 8시부터 서울 광화문에 있는 KT스퀘어에서 갤럭시S8 개통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갤럭시S8 예약 판매에 참여한 후 추첨으로 선정된 88명의 고객과 KT·삼성전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SK텔레콤 개통 행사에 참여한 1호 개통자 김영범(27·왼쪽)씨와 빙상 스타 김연아씨가 기념촬영을 했다. / 이진 기자
SK텔레콤 개통 행사에 참여한 1호 개통자 김영범(27·왼쪽)씨와 빙상 스타 김연아씨가 기념촬영을 했다. / 이진 기자
KT 1·2호 개통의 영예는 대학생 커플인 김효진(26)씨와 윤유림(23)씨가 차지했다. 15일 오후 5시부터 줄을 섰다는 이들 두 사람은 장시간 3박 4일간 노숙을 한 탓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초대 손님으로 나온 '태연'을 보자 눈이 빛났다.

SK텔레콤은 서울 종로구 종각에 있는 T월드에서 개통 행사를 열었다.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개통 행사의 주인공인 1호 개통자는 13일 오후 8시 30분부터 줄을 선 김영범(27)씨가 차지했다. 김 씨는 초고화질(UHD) TV와 게임 아이템 등 고가의 경품을 독차지했으며, 빙상 스타 김연아와 기념 촬영하는 혜택도 누렸다.

◆ LGU+만 유명인 초청 개통 행사 열지 않아…LG전자 눈치보나

인기 스타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통3사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등이 출시될 때마다 경쟁적으로 유명 스타를 행사에 동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갤럭시S8 개통 행사에는 KT·SK텔레콤과 달리 유명인을 초청하지 않았다. 대신 경쟁사보다 하루 빠른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갤럭시S8을 체험할 수 있는 별도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을 방문한 이는 누구나 갤럭시S8 제품 체험과 함께 내장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쇄를 하는 등 즐길 수 있었다.

이통업계는 LG유플러스가 갤럭시S8 관련 유명인 초청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가 같은 그룹사인 LG전자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갤럭시S8 개통 행사는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상당 규모의 마케팅비를 투입하는데, 여기서 LG유플러스만 의도적으로 소외시킬 이유가 없다.

G6는 LG전자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MC사업부는 2015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가장 최근인 2016년 4분기 적자는 4670억원에 달한다.

LG그룹은 전사적으로 G6 띄우기에 나섰다. LG전자는 LG그룹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5월 2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G6 임직원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LG유플러스가 갤럭시S8 개통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 행사는 이통사가 거의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해야 해 부담이지만, 삼성전자 행사는 양사 간 협력으로 진행된다"며 "이통3사 중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별도의 체험 행사를 연 것은 LG전자 G6 부진에 따른 눈치보기 아니겠냐"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전에도 아이폰·갤럭시 관련 출시 행사를 열었지만, 새벽부터 고객들이 대기하는 불편함이 있어 별도의 개통 행사를 열지 않은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