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누적 판매량 2000만대 이상, 북미지역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 시장에서 3년간 30%이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국산 제품이 있다. 바로 '톤 플러스(TONE+)' 시리즈다.

LG전자가 만든 무선 헤드셋 '톤 플러스'는 목에 거는 '넥밴드(Neckband)' 모양 무선 헤드셋으로는 선구자적인 제품이다. 아침·저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넥밴드 타입 헤드셋을 사용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인기다.

IT조선은 '톤 플러스' 시리즈 개발을 맡은 호재석, 나용현, 유현선, 박준수 LG전자 IPD 소속 개발진을 직접 만나 톤 플러스의 매력과 시장 현황,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물었다. 호재석씨는 톤 플러스 개발을 진두지휘 하는 프로젝트 리더이며, 나용현씨는 톤 플러스 시리즈 음질을 완성시키는 일을 맡고 있다. 유현선씨는 상품 기획과 선행 모델을 발굴하며, 박준수씨는 톤 플러스 스튜디오 상품기획을 담당했다.

호재석 LG전자 IPD 톤 플러스 프로젝트 리더. / 김형원 기자
호재석 LG전자 IPD 톤 플러스 프로젝트 리더. / 김형원 기자
Q. 스피커가 달린 '톤 플러스 스튜디오'가 이색적이다. 어떻게 탄생됐나?

호재석 : 톤 플러스 스튜디오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발굴한다는 목표아래 탄생된 헤드셋이다. 인기 카테고리 제품인 인이어(In-Ear)에 스피커를 더한 상품으로 음악 외에도 영화나 게임에 사용하기 좋도록 개발됐다.

유현선 : 제품을 기획할 때는 시장 트렌드와 사회적 문화, 시장조사서 등을 참고한다. 현재 1인 가구가 증가 추세이며 혼자서 편하게 음악을 청취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했다. 톤 플러스 스튜디오는 사용자에게 음악을 듣기에 최적 위치인 '스윗스팟'을 제공한다.

나용혁 : 일반 스피커는 최적의 사운드 공간인 '스윗스팟'이 한정되어 있지만 톤 플러스 스튜디오는 사용자가 어디에 있든 항상 스윗스팟을 유지한다.

호재석 : 탁상 스피커 제품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우퍼 스피커와 풀레인지 스피커를 각각 분리했다. 우퍼 스피커는 사용자가 저음 진동을 보다 잘 느낄 수 있도록 헤드셋 아랫부분에, 풀레인지 스피커는 최적의 사운드존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 귀가 있는 위쪽으로 바라보도록 탑재했다.

나용혁 : 높은 음역대 소리는 방향성이 있다. 반대로 낮은 음역대 저음은 소리 방향성이 없다. 톤 플러스 스튜디오는 소리 반사효과로 사용자가 실제 출력 보다 더 풍성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설계됐다. 헤드셋 제품 중에는 홈시어터에 버금가는 제품이 없었기에 개발 초기 여러 시제품을 만들어가며 테스트했다.

나용혁 LG전자 IPD 톤 플러스 음질 담당. / 김형원 기자
나용혁 LG전자 IPD 톤 플러스 음질 담당. / 김형원 기자
Q. 톤 플러스 제품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호재석 : 보통 여러 개의 제품을 동시에 개발한다. 제품 하나 만을 놓고 본다면 제품 디자인부터 양산까지 1년 미만의 시간이 걸린다. 톤 플러스 스튜디오의 경우 제품 콘셉트 확정과 시장성 분석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유현선 : 제품 개발에 있어 해당 제품에 최적화된 신규 부품이 없으면 부품 개발에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호재석 : 스피커 드라이브 등 유닛 개발은 외부 업체와 개발한다. 톤 플러스 스튜디오는 우퍼 스피커와 풀레인지 스피커를 새롭게 개발해 탑재했다.

나용혁 : 톤 플러스에 탑재되는 드라이브 유닛은 LG전자만의 기술이 투입되는 등 더 좋은 소리를 내도록 설계된다. 드라이브 개발에는 소재를 변경해 가며 테스트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

Q. 애플 에어팟으로 무선 헤드셋 시대가 열린다는 분석이 있다. 이로 인해 LG전자가 혜택을 본다는 업계 이야기도 있다. 무선 헤드셋 시장 향후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현선 : 무선 헤드셋 시장은 앞으로 많이 커질 것이다. 소비자는 무선 헤드셋 음질이 좋지 않다는 고정된 시각이 있지만, 현재 무선이 유선 대비 음질이 뒤쳐지지 않는다. 최신 무선 헤드셋은 CD 이상의 음질을 재생할 수 있는 무선 코덱 탑재 제품도 존재한다. 앞으로 무선 헤드셋 음질은 계속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호재석 : 무선 헤드셋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보스도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었고 비츠도 애플에 인수되면서 시장 경쟁력이 높아졌다. 무선 헤드셋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리드 디바이스' 개발이 필요하다. 상품 개발에 드는 투자금액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유현선 : 무선 헤드셋 시장은 LG전자, 삼성전자, 모토로라, 플랜트로닉스 같은 무선 기술력있는 회사들이 키웠다. 이 시장에 오디오 기술력을 갖춘 오디오 전문 기업이 참여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아이폰7 출시 이후 미국에서 무선 헤드셋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선 품질은 물론이고 음질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유현선 LG전자 IPD 소속 상품 기획 담당. / 김형원 기자
유현선 LG전자 IPD 소속 상품 기획 담당. / 김형원 기자
Q. 톤 플러스 최신 제품에는 'DTS'로고가 달려있다. 제품 개발에 있어 DTS의 역할은 무엇인가?

나용혁 : 영화 콘텐츠 처럼 현장감 있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DTS와 협업하게 됐다. 헤드셋 설계는 LG전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DTS는 소리를 튜닝하고 검증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Q. 최신 무선 코덱 'APT-X HD'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유현선 : 현재로선 LG전자 최신 스마트폰만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최신 운영체제 오레오에서는 APT-X HD 코덱을 기본 지원하기 때문에 향후 코덱 지원 스마트폰은 증가할 것이다.

박준수 LG전자 IPD 소속 톤 플러스 상품 기획 담당. / 김형원 기자
박준수 LG전자 IPD 소속 톤 플러스 상품 기획 담당. / 김형원 기자
Q. 유선 헤드셋은 시장에서 사라지나?

나용혁 : 유선 헤드셋은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유선을 기반으로 한 더 좋은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유현선 : 미국에는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많다. 더 좋은 음질과 소리를 추구하는 소비자는 유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유선 헤드셋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한다.

Q. LG전자는 유독 음질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나용혁 : LG전자 음향 부문 개발자 중에는 마니아가 많다. TV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음향 분야 개발자들은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렇다. 소리는 주관적이며 국가, 개인별, 지역별로 소리에 대한 성향을 갖는다. 좋은 음질 외에도 소비자 만족을 위해 해야될 일이 많다.

Q. LG전자만의 음색이 있나?

나용혁 : LG전자는 원음을 중시한다. 좋은 소리는 소리를 내는 드라이브 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콘텐츠 소스부터 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까지 모두 좋아야 좋은 소리로 연결된다. 기기를 구성하는 하나 하나 요소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Q. 앞으로 어떤 음향 전문 기업과 협업 할 생각인가?

호재석: DTS등 음향 전문 기업들은 소리를 가이드 하는 역할을 하지 실제 그 회사의 소리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음향 전문 기업과 협업하면 음향 관련 기술과 음색의 차이 등 배울 점이 있다. 일부 톤 플러스 제품은 음향 전문 기업으로부터 튜닝할 필요가 없을 만큼 소리가 잘 조정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Q. 헤드셋 가격은 어떻게 결정하나?

호재석 : 비싸면 판매가 어렵고 싸면 판매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초기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해 구매자에게 전화를 하는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내부적으로 제품 스펙을 결정하고 영업 부문이 가격을 결정한다.

Q. 헤드폰은 안 만드나? HBS-600 제품이 없다.

호재석: 헤드폰은 대량 판매가 쉽지 않은 제품이다. 제품 검토는 하지만 다른 시장 요소들도 검증해야 한다. 앞으로 만들지 않는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귀를 덮는 오버이어 타입 헤드폰 제품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에 대한 부분이 개선되면 언제든 제품을 준비할 수 있다.

Q. 넥밴드 타입 헤드셋은 LG전자가 최초인가?

유현석 : LG전자가 최초다. 톤 플러스가 시장에서 성공하자 넥밴드 모양의 무선 헤드셋 모방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