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에 따라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과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된 지 두 달이 됐지만, 가입자 수가 미미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11월 9일 유료방송 발전방안 관련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 이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11월 9일 유료방송 발전방안 관련 제2차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 이진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12월 13일 이동통신과 케이블TV의 초고속을 인터넷을 결합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SK텔레콤과 케이블TV 방송사 5개(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JCN울산중앙방송) 사업자는 2월 28일부터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27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출시 두달째를 맞은 동등결합 상품의 가입자 수는 300~400명에 불과하다.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하면 매달 5000~2만3000원의 통신료를 할인받을 수 있지만, SK텔레콤을 비롯해 대형 업체의 실적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케이블 업계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 후 기존 케이블TV 가입자의 해지를 막는데 일부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시장 활성화는 경쟁하는 업체가 많을 때 가능하다. 현행 동등결합 시장에는 SK텔레콤만 참여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이통3사가 경쟁하는 통신 시장 대비 활성화 되기 어려운 것이다.

케이블협회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자체 마케팅비가 부족한 것이 시장 활성화가 안된 이유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SK텔레콤에 이어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던 KT와 LG유플러스가 상품 출시에 미온적인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KT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검토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태생부터 실효성 없다는 지적 받은 '동등결합'…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동등결합 상품을 조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대신 이통사가 판매 중인 결합상품(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인터넷전화)에 더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동등결합 가입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케이블TV 업계는 당초 기존 이통사가 판매하던 결합상품(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인터넷전화)에서 시장 장악력이 높은 이동통신 상품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동등결합 정책을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케이블TV 업체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은 출시 당시부터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며 "두 달간의 동등결합 상품 판매 실적을 보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