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유료방송 발전방안에 따라 케이블TV 사업자의 초고속인터넷과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결합한 '동등결합'' 상품이 출시된 지 두 달이 됐지만, 가입자 수가 미미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출시 두달째를 맞은 동등결합 상품의 가입자 수는 300~400명에 불과하다.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하면 매달 5000~2만3000원의 통신료를 할인받을 수 있지만, SK텔레콤을 비롯해 대형 업체의 실적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케이블 업계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 후 기존 케이블TV 가입자의 해지를 막는데 일부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시장 활성화는 경쟁하는 업체가 많을 때 가능하다. 현행 동등결합 시장에는 SK텔레콤만 참여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이통3사가 경쟁하는 통신 시장 대비 활성화 되기 어려운 것이다.
케이블협회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을 알릴 수 있는 자체 마케팅비가 부족한 것이 시장 활성화가 안된 이유 중 하나지만, 무엇보다 SK텔레콤에 이어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던 KT와 LG유플러스가 상품 출시에 미온적인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KT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한 검토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태생부터 실효성 없다는 지적 받은 '동등결합'…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일각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동등결합 상품을 조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등결합 상품에 가입하는 대신 이통사가 판매 중인 결합상품(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인터넷전화)에 더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동등결합 가입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케이블TV 업계는 당초 기존 이통사가 판매하던 결합상품(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유료방송+인터넷전화)에서 시장 장악력이 높은 이동통신 상품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동등결합 정책을 내놓았다.
익명을 요구한 케이블TV 업체 한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은 출시 당시부터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며 "두 달간의 동등결합 상품 판매 실적을 보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