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크롬OS를 운영체제로 탑재한 '크롬북'이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 기조에 힘입어 공공교육 시장에 진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7년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크롬북을 제조 및 공급하고 있는 포인투랩(Poin2 Lab)에 따르면 2017년 3월부터 국내 공립 초등학교 10여곳에 자사의 '포인투 크롬북 11'을 정식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주로 사립학교나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등에만 공급되던 크롬북이 올들어 일부 공립학교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포인투랩의 ‘포인투 크롬북 11’ 제품. / 최용석 기자
국내에서 주로 사립학교나 대안학교, 외국인학교 등에만 공급되던 크롬북이 올들어 일부 공립학교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포인투랩의 ‘포인투 크롬북 11’ 제품.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은 구글이 자체 개발한 '크롬OS'를 운영체제로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의 노트북 PC다. 인터넷 검색과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며, 구글 드라이브를 비롯해 구글이 제공하는 크롬 브라우저 및 크롬북 전용 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일반적인 업무용 PC로도 활용할 수있다.

크롬북은 2017년 현재 미국 교육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노트북 PC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 컨설팅(Futuresource Consulting)의 보고서에 따르면 크롬북은 미국의 초·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K-12(kindergarten-12) 시장에서 2015년에 이미 50%의 점유율을 달성했으며, 2016년에는 점유율이 58%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롬북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다. 기본적인 PC 기능을 제공하는 크롬북은 대다수 제품이 애플 아이패드의 절반 수준인 20만원대에서 30만원대에 불과하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교육기관에서는 크롬북 사용 시 구글이 개발한 교육용 통합 커뮤니케이션 및 공동작업 솔루션인 'G 수트 포 에듀케이션(G Suite for Education)'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별도의 교육 및 업무용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관리 측면에서도 구글이 운영체제와 각종 앱들의 업데이트를 자동으로 지원해 별도의 시스템 관리자가 필요 없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의 태블릿 디바이스처럼 별도의 동기화 작업이 없어도 학교 내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 자료나 과제 등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미국 K-12 교육용 PC 시장의 연도별 시장 점유율 / 출처=퓨처소스 컨설팅
미국 K-12 교육용 PC 시장의 연도별 시장 점유율 / 출처=퓨처소스 컨설팅
이러한 크롬북의 장점이 국내서도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는 높아지는 소프트웨어 교육 열기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 지원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현재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선도학교의 수는 전국에 걸쳐 총 1200개교에 달한다. 이들 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올해 120억원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교당 1000만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하지만 1000만원의 정부 지원금에서 하드웨어 구입 비용은 절반인 500만원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윈도 기반 보급형 노트북 기준으로 약 10대 정도밖에 구입할 수 없는 비용이다. 기존의 태블릿 디바이스의 경우 가격은 저렴하지만 학생 참여형 수업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용으로는 부족하다.

반면 크롬북의 경우 같은 비용으로 20대가량 구매할 수 있어 수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수를 확보할 수 있다. 교육용으로 적당한 성능에 별도의 전담 관리자가 필요 없는 점,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기본 앱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넉넉한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국내 교육시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다.

소프트웨어 교육용으로도 손색 없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크롬북을 교육에 도입한 국가나 해외 교육기관들은 크롬북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 및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해당 솔루션과 커리큘럼을 그대로 도입하거나 참고할 수 있다.

이진우 포인투랩 홍보팀장은 "최근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크롬북을 교육용 PC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특히 올해들어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선도학교로 선정된 학교들이 늘어나면서 일선 학교에서의 문의도 크게 늘었다"며 "이전까지는 일부 사립학교나 대안학교, 외국인학교에서만 크롬북을 수업용으로 도입했다. 공립학교에서의 정식 도입은 올해가 처음이라 그만큼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