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 준비로 분주하다. ICT와 다른 산업이 융합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열리는 만큼, 융합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신생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따라 신규 먹거리를 찾는 독일은 물론 벤처 창업이 활성화된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는 히든 챔피언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린다. 최근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글로벌 트렌드에 보조를 맞춘다. 취임 초기 '일자리 위원회'를 만든 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이다. IT조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 소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독일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토비아스 티퍼트(33)씨는 매달 벌어들이는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다. 참여하는 프로젝트 건수에 따라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얼마가 계좌에 입금되고 얼마만큼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지 등을 파악하는 데 애로 사항이 많다.

전문 회계사나 세무사 등을 고용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티퍼트씨처럼 소득세·법인세 처리, 자금 운용 등 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티퍼트씨는 금융 계좌 관리 앱 콘티스트(Kontist)를 사용한 후 어려움이 많이 줄었다. 그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매달 국세청에 내는 세금이 바뀐다"라며 "콘티스트는 수입·지출 내역이나 소득세·세금 등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라고 말했다.

콘티스트는 사용자에게 언제까지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사용자가 궁금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물어볼 수 있다. 이미지는 토비아스 티퍼트가 개설 계좌의 은행 식별 코드를 문의하는 모습. / 토비아스 티퍼트 트위터 갈무리
콘티스트는 사용자에게 언제까지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지 알려주며, 사용자가 궁금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물어볼 수 있다. 이미지는 토비아스 티퍼트가 개설 계좌의 은행 식별 코드를 문의하는 모습. / 토비아스 티퍼트 트위터 갈무리
크리스토퍼 플란테너 콘티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자영업자·프리랜서를 위한 금융 계좌 관리 시스템 앱 '콘티스트'를 개발하며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 취직 대신 자영업자로 일한 플란테너 CEO는 안정적 수익이 없었던 탓에 신용카드 한 장 만들 수 없었다.

현재 41세인 그는 "자영업자로 일했던 10년 동안 한 번도 신용카드를 만들어 보지 못했고, 소득·세금 관리가 너무 어려웠다"며 "자영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야 겠다고 결심한 후 콘티스트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콘티스트는 독일 내 최대 인터넷 전문은행 솔라리스 뱅크와 손잡고 금융 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콘티스트 이용법은 간단하다. 앱을 다운 받은 후 등록된 전화번호로 통화를 하면 5분 만에 솔라리스뱅크 계좌를 만들 수 있다. 가입 과정은 영상 통화 방식으로 진행되며, 자신을 입증할 수 있는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을 보여준 후 가입할 수 있다.

이후 자신이 벌어들이는 소득을 앱에 입금하면 콘티스트가 자동으로 해당 달 내야하는 소득세·법인세 등을 계산해 준다. 사용자가 구체적인 금액 등 궁금증이 생기면, 채팅 방식으로 직접 문의할 수 있다.

콘티스트는 월간 수입에 따른 소득세·법인세 등을 계산해 알려준다. 이미지는 계산 결과 예시. / 콘티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콘티스트는 월간 수입에 따른 소득세·법인세 등을 계산해 알려준다. 이미지는 계산 결과 예시. / 콘티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스타트업 콘티스트는 2016년 베를린에 설립됐으며 현재 직원 수는 22명이다. 독일 내에서 자영업자·프리랜서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콘티스트가 최초다. 도이체뱅크, 코메르쯔뱅크 등 일반 은행은 이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소득 증빙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콘티스트는 200만유로(약 26억원)를 투자 받았고, 늘어나는 고객 수에 맞춰 서비스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로 제공되는 콘티스트 서비스는 향후 PC에서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7년 말에는 기본 계좌의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신용카드 이용자에게 필요한 세금 계산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다.

플란테너 CEO는 "올해 안에 최소 8000명의 고객이 새로 가입할 것이다"라며 "인근 유럽 국가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