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누구나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위치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온디맨드(on-demand) 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의 혁신적인 서비스들은 이들 플랫폼과 연동이 되어 우리에게 무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는 이들 플랫폼을 공짜로 사용하고 있다. 만약 이들 서비스를 개인이 만들어 사용하려면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도 부족할지 모른다.


그러면 왜? 플랫폼들은 우리에게 이같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투자 대비 수천 배의 이익을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해서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무료가 아니다.

우리가 돈을 지불하지 않을 뿐이지 플랫폼사업자들은 우리를 담보로 기업들로부터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받고 있다. 마치 TV가 시청자를 담보로 기업들에게 비싼 광고비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은 여러 국가에서 큰 돈을 벌고 있지만 해당 국가의 세율적용을 받지 않는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유럽에서 일고 있는 애플세(Apple tax), 구글세는 이 때문이다. 글로벌 플랫폼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전략적이다.

마찬가지로 MCN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한국 MCN 사업자들은 무료방송에 대한 수익을 기업의 광고비로 하고 있다. 그럼 지금부터 'MCN의 수익모델을 제언'하도록 하겠다.

초기 MCN이 뜨겁게 이슈가 됐을 때만 해도 기업광고유치는 수월했다. MCN 사업자들도 적었뿐더라 기업들은 젊은 층이 즐겨 본다는 이유로 온라인 예산의 일부를 과감히 MCN 채널에 베팅했다. 진행 방식은 주로 기업의 TV 광고물과 제품 PPL이었다. 이 방식은 TV 방송에서 즐겨 하던 패턴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그 결과는 참담했다.

 기업들은 MCN의 수십만명,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믿고 광고를 집행했지만 광고가 반영될 경우 평소보다 3분의 1도 안되는 저조한 조회수(시청률)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기업의 외면을 받게 되고 점점 구독자들도 이탈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MCN 사업자들도 단순 광고가 아닌 브랜디드 방송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광고주들은 아직 MCN의 이해도가 낮아 간접적인 노출보다도 직접적인 노출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거 아니면 저거식의 단편적인 접근은 대안이 되기 어렵다.

 우선 MCN 사업자는 이 분야의 저변을 만들어 가야하는 만큼 광고주가 선택할 다양한 '광고상품모델'을 가져야 한다.

가령 기본광고, PPL(제품노출), 브랜디드방송, 방송콘텐츠 IP 등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세분화 해야한다.
 광고는 전CM, 후CM, 방송인트로시 브랜드로고 노출부위 (좌수,우수,하단), 엔딩시 광고주의 쇼핑몰 링크 등으로 각각 세분화 및 가격을 차등화해 광고주 선택의 폭을 넓혀 주어야 한다. 이 밖에도 방송을 하나의 광고 빌보드로 생각한다면 광고상품은 무궁무진하다. 광고주는 최고(Best)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맞는 좋은(Good) 것을 원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PPL은 해당 상품과 관련성이 높은 주제로 이야기구조를 풀어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예리한 시청자들의 눈썰미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크리에이터에 오리엔트된 구독자들은 내용상 자연스럽다면 어느 정도는 손을 들어준다. 오히려 크리에이터에 따라서는 솔직하게 의뢰받은 광고상품이지만 제품 사용만족도가 높아서 추천하고 싶다고 말하면 진솔한 호응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TV 방송프로그램의 작가가 스토리 구조를 짜듯이 MCN도 상품과의 연결고리를 이야기로 풀어야 한다. PPL도 방송(8분 내외)의 노출시점과 시간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해서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브랜디드 방송은 제품 노출이 우선인 PPL보다 더욱 전략적인 스토리 구성이 필요하다. 가령 화장품의 경우 TPO(사용자환경) 입장에서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방송콘텐츠가 되어야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청자들도 볼수 있는 만큼 보편적인 세계관과 일상의 공감이 담기면 더욱 좋다. 브랜디드 방송은 광고주의 브랜드철학과 브랜드매니저(BM)와 소통하면 원천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광고와 마케팅이 정보의 푸쉬(PUSH)개념이 강하다면 브랜드는 인간내면의 공감을 통해 끌어 당기(PULL)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둘의 성격을 참고하면 좋다. 그리고 브랜디드방송이 시청자들의 큰 공감이 무기가 되는 만큼 기업들의 광고를 기다리지 말고 대형 광고대행사처럼 특정 브랜드를 타깃으로 제안하는 것도 추천한다. 브랜드가 있는 기업들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MCN 사업자들이 주지하지 않는 방송콘텐츠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를 들 수 있다.

1개의 방송프로그램이 만들어지려면 콘텐츠 측면에서 음악, 소품 등이 필요하다. 음악은 인트로음악, BGM, 크리에이터의 테마음악 등 다양하다. 소품은 크리에이터가 입고 있는 의상, 헤어스타일(염색), 액세서리 등 거의 모든 것이 지적자산이 될 수가 있다. 방송의 강력한 힘은 반복적인 중독성이다. 분명 MCN은 TV와 다른 언어로 대중과 소통하지만 방송이라는 측면에서는 강력한 미디어효과 속성을 갖는다. 더욱이 방송콘텐츠 IP가 브랜드전문가의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저작권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로 확장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제품에 광고모델이 붙었다면 앞으로는 사람(인플런스)에 제품이 붙는 구조가 될 것이다. 본디 미래학자가 예측하는 세상을 지배할 인공지능(AI)의 승자는 사람과 가장 닮은 것을 만드는 것이다.

본디 사람은 동물, 사물보다 자신과 가장 닮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더욱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MCN은 사람의 영향력 수치를 한눈에 볼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송이다. 빅데이터로 나이, 지역, 구매패턴 분석 등 효과측정도 가능하다.

오늘의 미국 유튜브스타, 중국의 왕홍은 궁극적으로 MCN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커머스를 통해 글로벌 승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들 조차 아직 방송 IP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수립되지 못했다. 한국MCN이 이들보다 뒤처진 만큼 이들이 갖지 못한 것을 지금이라도 가져야 한다. 한 브랜드가 오랜 생명력과 차별화된 가치로 확장될 수 있는 건 이 같은 기본적인 자산(Brand Asset)과 구조(Brand Structure)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는 미키와 미니마우스 쯤으로 인식되는 디즈니는 매년 단 몇편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 IP를 갖고 있다. 과연 한국MCN 사업자 중에 브랜드 비즈니스의 정석을 이해하고 있는 사업자는 얼마나 될까 반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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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브랜드건축가 (BrandArchitect)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수학 후 'Korean Branded Entertainment' 분야를 특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바이두(BAIDU) 등 아시안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융합한류 비즈니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