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환 KAIT 부회장 "4차 산업혁명, 핵심은 인간"

노동균 기자
입력 2017.08.02 18:17 수정 2017.08.03 07:00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간입니다."

출범 30주년을 맞이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의 정용환 상근부회장의 말이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과 인간이 서로 대립하는 시대가 아닌 서로 '공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T는 정부 정책과 기업의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통계 작성,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사업 등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KAIT는 정보화 시대 성공사례를 국가 경제의 첨병으로 삼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전망이다.

KAIT는 30년 전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태동과 함께 출범했다. 30년간 ICT 업계의 다양한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사업자 간 협력을 통해 많은 과제를 수행했다.

정 부회장은 "KAIT는 30년간 산업계·학계·연구계·정부 등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초기 ICT 산업을 활성화하고, 순기능을 이용자들에게 원활하게 보급하기 위해 창립 이후 28개의 협의회를 운영하면서 대한민국의 ICT 강국의 입지를 굳히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제공
◆ '융합의 힘'…의료용 웨어러블 로봇·바이오 기술이 삶의 질 바꾼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협명을 주도하는 핵심 키워드로 '융합'을 꼽았다. 융합은 ▲기술과 사물의 연결 ▲사물과 사물의 연결 ▲사물과 인간의 연결 등 그동안 상상하지 못한 것이 연결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핵심 단어다.

미래는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로 대변된다. 정 부회장은 디지털화와 연결성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봤다.

최근 세상은 수많은 사물과 정보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지며, 매일 막대한 양의 정보가 생산되고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휴대폰에 음향기기·영상기기·컴퓨터·인터넷 등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출현은 휴대폰 산업 지형뿐 아니라 인간 생활까지 변화시켰다.

정 부회장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면 민간 투자·혁신을 위한 지속성장 인프라 조성과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이 변화시킬 미래를 준비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창의적인 인적 자원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 측면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깊숙이 파고들어 크고 작을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과거 10년보다 앞으로의 2년 동안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피부로 느끼게 될 가장 큰 변화로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그는 "우리 사회는 기대수명의 증가로 의료비 지출이 증가됨에 따라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비용 대비 효율적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전자 분석 등 의료와 직결되는 기술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3D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이 의료 및 헬스 산업 분야에 다양하게 접목되면서 디지털 기술이 의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및 바이오 기술 등 인체와 생명 기술 관련 의료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중심에 있다.

로봇 분야는 인간의 뇌과학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며 최근 산업용 로봇은 물론 소셜 서비스 로봇, 반려용 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으로 빠르게 영역이 확장되는 중이다.

정 부회장은 "5월 폐막한 '월드IT쇼'에서도 노약자나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이 등장했다"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고령화에 따른 노인· 장애인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중인데, 정부도 로봇 제공 관련 정책을 모색 중이다"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도 여러 IT 기술과 융합해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켜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주목 받는다. 유전체 분석 기술이 향상되면서 유전정보 분석 속도와 비용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나아가 개별 환자 대상 유전정보 분석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의료 기술과 디지털 기술의 진화와 융합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의료 패러다임이 인류 삶의 질을 보다 윤택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제공
◆ "ICT 시장서 '퍼스트 무버' 지위 확보 위한 가교 역할 다할 것"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매년 발표하는 ICT 발전지수 자료를 보면, 한국은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1위에 올랐다. 한국은 2010년 이후 총 여섯 번이나 ICT 발전지수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은 세계 정상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속도는 뒤쳐진다는 지적이 있다.

정 부회장은 "ICT 강국 지위를 유지·발전시키려면 한국이 강점을 가진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노력·투자도 수반돼야 한다"며 "ICT 발전지수 1위가 갖는 상징적인 가치도 의미 있지만, 이를 통해 한국이 세계 ICT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지위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ICT 인프라와 활용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임으로써 미래 지능정보사회 개막을 앞당기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ICT 통계 수집과 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ICT 통계 역량 제고를 위한 국가차원의 협력 확대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미래 신성장동력이 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이 그 첫 번째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이 협력해 체계적인 성장과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민·관의 가교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부회장은 "글로벌 ICT 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협회 역량을 한층 강화해 융합 환경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프론티어 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 ICT 대표 단체에 걸맞게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시장을 만드는 ICT 신기술 환경을 선도해 국민 모두가 편리하고 즐거운 방송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ICT산업 진흥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로서 ICT를 통한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라는 두 사업을 적절히 조화를 이뤄 ICT 산업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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