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가 산별교섭 재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간의 견해차이만 재확인 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들이 28일 은행연합회 1층 로비에서 산별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금융노조 관계자들이 28일 은행연합회 1층 로비에서 산별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하영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행연합회장 겸임)과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만나 금융노조가 요구한 산별교섭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오전 회의에서는 산별교섭 재개를 위한 준비 과정이 문제가 됐다.

하 회장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임금체계 개선 작업을 진행한 후, 산별교섭을 재개하자고 제안했고, 금융노조는 우선 산별교섭을 재개한 후,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국 양측은 이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하 회장은 28일 주요 시중 은행장들과 만난 자라에서 논의한 결과, 33개의 금융회사가 성격이 달라 이들을 하나로 묶어 산별교섭을 진행하면 불합리한 요소가 크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호봉제 유지'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입장을 밝혔다.

허 위원장은 산별교섭을 복원한 후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지만, 문제 논의를 선행 조건으로 제안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과당 경쟁 중단 TF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고용안정 TF ▲사회공헌기금 활용방안 TF 등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 상태다.

허 위원장은 "전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도입해 산별교섭이 중단됐고, 현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폐지한다고 공약했다"며 "법원도 노조의 동의 없이 도입한 성과연봉제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으니 즉시 산별교섭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이날 금융권 사측에 31일에 다시 공동 교섭을 진행하자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