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위한 정식 계약이 애플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도시바메모리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생산 거점 미에현 소재 요카이치 공장 전경. / 도시바 제공
도시바메모리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생산 거점 미에현 소재 요카이치 공장 전경. / 도시바 제공
26일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SK하이닉스와 애플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과 정식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애플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규모 등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도시바메모리의 최대 고객 중 한 곳으로, 최근 낸드플래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원활치 않은 만큼 안정적인 제품 수급을 위해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도시바 역시 애플의 등장에 태세를 바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과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도시바는 채권은행단에 9월 중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협조융자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단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독점금지법 심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도시바가 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채무초과를 해소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될 수 있어 신속한 계약 체결을 요구 중이다.

한편,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신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주도 미·일 연합에 참여한 투자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애플을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서 빼내려는 시도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의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이 되면서 9부 능선을 넘은 인수전이 다시 혼전 양상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