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 포함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도시바메모리 주력 생산 거점인 미에현 소재 요카이치 공장 전경. / 도시바 제공
도시바메모리 주력 생산 거점인 미에현 소재 요카이치 공장 전경. / 도시바 제공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베인캐피탈, 도시바, 호야, 애플, 델, 씨게이트, 킹스톤 등 다수의 업체가 참여했다.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은 SK하이닉스 3950억엔(4조원), 베인캐피털 2120억엔(2조1500억원)을 비롯해 애플·델·씨게이트·킹스톤 등이 4155억엔(4조2300억원)을 투자한다. 도시바도 3505억엔(3조5600억원)을 재출자하고, 나머지 6000억엔(6조10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다.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의결권 지분율은 49.9%이며 도시바와 호야의 의결권 지분율은 각각 40.2%, 9.9%로 총 50.1%다. 애플·델·씨게이트·킹스톤 등은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매각 계약에 따라 10년간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을 15% 이상 보유하지 못한다. SK하이닉스는 총 투자금액 3950억엔 중 1290억엔(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해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환 시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의결권 지분율 15%를 확보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2017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8년 3월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때까지 채무 초과 상태를 풀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매각 작업은 통상 각국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 일정 등을 고려해 최소 6개월쯤 소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의 2017년 2분기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 점유율 집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16.1%의 점유율로 이 시장 2위 사업자다. 1위는 38.2%의 삼성전자다. 뒤이어 WD(15.8%), 마이크론(11.6%) 순이며, SK하이닉스는 10.6%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다음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관련 주요 일지다.

▲2017년 1월= 도시바, 미국 원전사업서 7000억엔(7조1200억원) 손실. 시가 시게노리 회장 사임.

▲2017년 2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지분 일부 매각 추진 등 자구안 발표. SK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매각 예비입찰에 지분 인수 제안서 제출.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도 예비입찰 참여.

▲2017년 3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도시바메모리'로 분사해 지분 100% 매각 추진. 일본 정부, 도시바메모리 인수 후보군에서 중국·대만 기업 제외 방안 검토하며 SK하이닉스, WD, 마이크론 3파전 양상.

▲2017년 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 방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진두지휘 나서.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인수 파트너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털과 연대 추진.

▲2017년 6월= 도시바,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 베인캐피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 선정. WD,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 중재 요청.

▲2017년 7월= 도시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 외에 WD, 폭스콘과도 협상 재개.

▲2017년 8월= 도시바, 도쿄증시 2부 강등. WD,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결성한 신(新) 미·일 연합 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대상자 변경.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 다수 우군으로 영입.

▲2017년 9월= 도시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과 도시바메모리 매각 협상 진행 각서 체결. 9월 28일 최종 본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