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기 기술 경쟁이 뜨겁다. 가상현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HMD(Head Mount Display) 부문 경쟁은 특히 그렇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해상도·시야각 등 HMD의 기존 단점을 보완하고, 상호작용 가상현실 콘텐츠를 위해 콘트롤러를 추가하는 등 성능 향상에 나섰다.

먼저 가상현실 HMD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가상현실 콘텐츠는 전방위를 담고 있기에, 고해상도로 만들어야 선명한 화면을 표현할 수 있다. 초기 가상현실 HMD의 해상도는 풀 HD(1920 x 1080)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경우 화면을 절반으로 나눠 두 눈에 투사하므로 실제 해상도는 더 낮아(960 x 1080)진다.

고화질 독립형 가상현실 HMD, 오큘러스 고. / 오큘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고화질 독립형 가상현실 HMD, 오큘러스 고. / 오큘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페이스북 오큘러스는 독립형 가상현실 HMD 오큘러스 고에 2560 x 1440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델·에이서·HP·삼성전자 등이 선보일 윈도 MR 가상현실 HMD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도 대부분 2560 x 1440 가량으로 높다. 이들 제품군은 화면 재생 빈도도 60Hz 정도로 짧아 가상현실 콘텐츠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구글은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는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 HMD의 인증 조건으로 초당 60프레임 영상 처리 능력과 OLED 디스플레이를 내걸었다. 초당 60프레임은 자연스러운 화면을, OLED 디스플레이는 선명한 해상력과 밝은 화면을 각각 표현한다.

상호작용 가상현실 콘텐츠 구축에 필수인 '콘트롤러'도 보편화되고 있다. 보는 것만 가능했던 일반 가상현실 콘텐츠와 달리, 상호작용 가상현실 콘텐츠는 화면 속 물체를 만지고 움직이는 등 개입할 수 있다. 콘트롤러는 HTC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등 중고가 가상현실 HMD에 주로 적용됐으나, 최근에는 중저가형 가상현실 HMD에서도 옵션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콘트롤러를 지원하는 가상현실 HMD 자이스 VR 원 커넥트. / 자이스 제공
콘트롤러를 지원하는 가상현실 HMD 자이스 VR 원 커넥트. / 자이스 제공
독일 광학 기기 제조사 자이스의 VR 원 커넥트, 삼성전자 기어 VR, 구글 데이드림 HMD 등 최신 스크린리스(디스플레이 없이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는 중저가형 제품군) 가상현실 HMD 대부분이 콘트롤러를 지원한다. 사용자들은 콘트롤러를 사용해 가상 공간을 탐험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가상현실 슈팅·어드벤처 등 게임을 즐길 때에도 콘트롤러는 필수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 소니 PSVR 등 1세대 가상현실 HMD는 가격 인하로 응수 한다. 2017년 8월 HTC는 바이브 가격을 799달러(약 90만원)에서 599달러(약 67만원)로 200달러(약 23만원) 인하했다. 오큘러스 역시 오큘러스 리프트 가격을 599달러(약 67만원)에서 399달러(약 45만원)로 내렸다. 소니는 신형 PSVR(CUH-ZVR2, 카메라 포함)의 가격을 전 모델보다 5000엔 저렴한 4만4890엔(약 45만원)으로 책정했다.

중저가형 가상현실 HMD 제품군의 성능 향상, 고급 제품군의 가격인하 덕분에 이 부문 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7년 2분기(4월~6월) 전세계 가상현실 HMD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09만대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HTC 바이브를 비롯한 스크린 탑재 제품군의 인기가 늘어날 전망이다. 2017년 2분기 판매된 가상현실 HMD 가운데 스크린리스 제품군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1.2% 하락한 54.1%, 스크린 탑재 제품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4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