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암호화폐는 과연 투자할 만한 가치와 수익이 나는 사업(?)으로 볼 수 있을까.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IT조선은 직접 채굴 PC를 구성하고 암호화폐 채굴을 시도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채굴 대상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거래량이 높은 이더리움(Ethereum)으로 정했다. 10일간 채굴한 총량은 0.20606145 이더리움, 소수 둘째 자리를 기준으로 반올림해도 약 0.21에 불과하다.
소비전력은 테스터로 측정한 결과, 순수하게 채굴 PC 본체만 평균 610W(와트)의 전력을 사용했다. 시간당 약 610Wh로 벽걸이형 에어컨 한 대를 계속 돌리는 것과 다름없는 소비전력이다. 다만, 채굴 PC는 에어컨과 달리 24시간 내내 가동한다. 24시간 가동하면 하루 평균 약 14.64kWh의 전력을 사용한다.
한 달 동안 소비전력은 약 439kWh(소수점 이하 버림)다. 가정용 저압 전기를 기준으로 요금을 계산하면 8만4680원이다. 그러나 이는 순수하게 채굴 PC에서 사용한 전력만 계산한 금액이라 실제 전기 요금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채굴 PC로 한 달 동안 약 11만3530원의 순수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비용'인 채굴 PC 가격(약 200만원)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18개월, 즉 1년 반은 채굴해야 한다.
변수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채굴을 하는 동안 암호화폐 시세가 그대로 유지될지 여부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거래가 활발한 암호화폐의 시세는 하루에도 등락을 반복하는 중이다. 한창 오를 때도 있지만 하루에 수십~수백만 원씩 떨어질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불안정하다.
즉, 지금 당장은 현재의 시스템으로 하루 평균 0.02 이더리움을 캘 수 있지만, 수개월이 지나면 이마저도 유지할 수 없다. 시세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IT조선의 테스트용 채굴 PC 기준으로는 20개월 이내에 투자금(채굴 PC 구매비용)을 회수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집에서 한두 대 정도 채굴 PC를 차려놓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은 수익성이 매우 떨어진다. 실수익이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으로 2시간씩 일한 것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굴용으로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거나 산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현재 엄연한 불법이다. 대다수 국내 암호화폐 채굴 사업장(?)이 음지에서 암암리에 형성되는 것도 불법으로 저렴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암호화폐는 갈수록 채굴량이 감소하는 구조다. 조금이라도 먼저 채굴을 시작할수록 유리하다. 같은 규모로 채굴 사업을 시작해도 후발주자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채굴을 진행해온 사업자에 비교해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현시점에서 소규모든, 대규모든 '암호화폐 채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차라리 이미 생성된 암호화폐를 거래소를 통해 사들이고 시세가 오르면 다시 매각을 반복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물론, 언제 가치가 폭락할지 모르는 폭탄과 다름없는 위험부담은 본인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