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2017년에 세운 목표를 대체로 목표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은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KT도 IPTV 사업 손익분기점과 그룹사 매출 10조원 달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LG유플러스는 홈 사물인터넷(IoT) 가입자 목표를 달성했지만, 고착화된 이통시장 점유율은 깨지 못한 상황이다.

◆ SK텔레콤, 매출·설비투자 목표 달성 '빨간불'

SK텔레콤은 2017년에 매출 17조8000억원을 달성해 2016년(17조918억원) 대비 4.1%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기존 이동통신사업(MNO) 1등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인공지능(AI) 플랫폼 기반의 미디어 및 IoT 분야 성장을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각사 제공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각사 제공
매출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 SK텔레콤의 누적 매출은 13조원이다. SK텔레콤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4조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야 하지만, 2012년 이후 5년 동안 SK텔레콤이 기록한 4분기 매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2015년의 4조3790억원이다. 2017년 최대 실적을 거두지 않는 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

2조원 수준으로 잡은 설비투자비(CAPEX) 집행률도 저조하다. SK텔레콤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 설비투자는 1조50억원으로 목표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통업계에서는 박정호 사장이 제시한 3년간 11조원 투자 계획(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플래닛) 진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매출 달성이 쉽지 않지만 달성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설비투자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설비투자는 대체로 4분기에 몰린다"며 "목표인 2조원에 가까워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2015년 설비투자비로 1조8910억원, 2016년 1조9637억원을 썼다. 각각 목표했던 2조원, 2조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 KT IPTV 사업, 미완의 성과…그룹사 매출 10조원 목표 근접

KT는 2017년 IPTV 사업 손익분기점(BEP) 돌파와 그룹사 매출 합산 1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목표에 근접한 것에 만족해야 할 분위기다.

신광석 KT 재무실장(CFO)은 2017년 2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IPTV 사업에서 연간 BEP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1~2년 이내에 통신사업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KT의 연간 BEP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추산된다. KT 한 관계자는 "IPTV 사업은 하반기만 보면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연간으로는 BEP 달성이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IPTV에 대한 방송발전기금 요율이 1%에서 1.5% 상향되면서 부담액이 커진 것이 BEP 달성의 악재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KT가 부담한 방발기금은 2016년 160억원(스카이라이프 포함)에서 2017년에는 240억원으로 80억원 늘었다.

황창규 회장은 2017년 4월 열린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 데이에서 KT를 제외한 그룹사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6년 매출 9조2600억원, 영업이익 4300억원에서 각각 8%·16.3% 늘리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KT의 2017년 3분기 누적 그룹사 매출은 7조74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3분기 누적 그룹사 매출이 6조708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출 10조원 달성은 4분기 실적이 크게 증가해도 산술적으로 어려운 수치다.

◆ 이통 점유율 '고착' 극복 못한 LGU+, 홈 IoT 가입자 100만 돌파로 위안

권영수 LG유플러스 회장은 취임 1년 차부터 고착화된 이동통신 점유율 구도를 깬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1월 이동전화 가입자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이 39.9%로 1위를 차지했고, KT(32.8%), LG유플러스(23.2%), 알뜰폰(4.2%) 순이었다. 2016년 11월 SK텔레콤(40.2%), KT(33.3%), LG유플러스(23.1%), 알뜰폰(3.5%) 대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로 유의미한 시장점유율 상승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홈 IoT 가입자 수 100만명 돌파 목표를 이룬 것은 위안 삼을만하다. 권영수 부회장은 2017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7년 사업계획을 밝히면서 홈 IoT 가입자 100만명 돌파가 목표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12월 기준 홈 IoT 가입자 100만명을 넘겼다. 가정 안팎에서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상품 수를 늘려 이용자 편의를 확대한 것이 증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홈 IoT 가입가구 100만명은 향후 나올 다양한 미래 서비스와 연동해 수익을 내기 위한 가입자 기반을 달성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