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거래소 폐쇄를 포함해 가상화폐를 비롯한 암호화폐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높인 가운데 중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OKcoin)이 이르면 2월 중 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각) 오케이코인이 '오케이코인 코리아' 웹사이트를 개설했으며 19일부터 사전 접수를 시작한 결과 15만 명이 넘는 사람이 등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2013년 설립된 가상화폐 거래소로 거래 규모 기준 세계 56위 업체다. 오케이코인은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막기 전 중국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거래소였고,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명령을 내린 이후 중국 외 지역으로 서버를 옮겨 운영해왔다. 오케이코인은 한국에서 60여 개의 가상화폐를 취급할 전망이다.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이 개설한 한국 홈페이지. / 오케이코인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 ‘오케이코인'이 개설한 한국 홈페이지. / 오케이코인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오케이코인은 중국 정부가 가상화폐 관련 규제책을 잇달아 내놓자 한국을 거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9월 암호화폐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 조치했다.

한국 정부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대해 도박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고 국세청은 빗썸과 코인원 등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정부는 가상화폐를 투기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가상화폐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2017년 12월 한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25%를 차지했다.

WSJ에 따르면 오케이코인은 2017년 중반부터 한국 진출을 준비했다. 한승준 오케이코인 코리아 마케팅 및 홍보이사는 WSJ에 "한국 정부와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블록체인 협회'와 교류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가능한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서 정부 방침에 의견을 내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가상화폐를 둘러싼 규제 움직임과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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