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이 그동안 주로 수입에 의존했던 리튬이온 전지 핵심 재료 중 하나인 흑연 음극재를 대체하면서도 용량을 4배 늘릴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장보윤 분리변환소재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리튬이온 전지 음극 소재인 산화규소(SiOx) 나노 분말 제조 기술을 개발해 국내 중소기업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산화규소 나노 분말에는 리튬과의 반응성이 높은 규소(Si)가 포함됐다. 이를 리튬이온 전지에 적용하면 현재 주로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을 4배쯤 높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화합물에 따라 다양한 상태값을 갖는 산화규소 나노 분말의 모습.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화합물에 따라 다양한 상태값을 갖는 산화규소 나노 분말의 모습.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규소는 일반적인 압력 조건에서 산화 반응을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 합성하는 게 일반적이며, 제조 가격도 비싸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제조 기술은 합성 반응 영역을 진공 상태와 흡사하게 만들어 일반 환경에서도 합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제조 시 킬로그램(㎏)당 2~3달러(2140~3200원) 수준의 저가 규소 원료만을 이용하고, 금속 분야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유도 융용 장치를 활용해 현재 유일하게 상용화된 일본 제품과 비교해 30~50%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는 2019년 1월부터 제품을 양산해 세계 각국 배터리 제조사 및 리튬이온 전지 생산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장보윤 박사는 "고품질 산화규소 나노 분말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적용되면 제품 가격을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