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로 그동안 멤버십 혜택을 줄여왔던 이통사가 혜택을 다시 늘렸다. 최근 요금제 개편에 이어 멤버십 혜택도 강화한 이통사의 최근 조치는 기존 고객(집토끼)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약정 제도 개편, 로밍 제도 개편에 이어 세 번째 고객가치 혁신 방안으로 2일부터 멤버십 등급별 연간 할인한도를 없애고, 사용처를 늘린 새로운 멤버십 제도를 시행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멤버십 혜택을 잇따라 강화했다.

.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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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연간 할인한도 없애…할인 폭 늘린 '티 데이' 할인 신설

SK텔레콤은 기존에 멤버십 등급별로 연간 할인한도를 VIP(무제한)·골드(10만점)·실버(7만점)·일반(5만점) 등으로 구분해 제공했다. VIP 등급을 제외한 T멤버십 고객은 연간 할인한도 차감 때문에 자유롭게 멤버십을 이용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연간 할인한도가 5만점인 일반 등급 고객이 롯데월드 자유이용권(5만5000원)을 1회 40% 할인 받으면 2만2000점이 차감돼 남은 한도가 거의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잔여 할인한도를 확인할 필요 없이 멤버십 제휴 할인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티 데이(T Day) 할인도 신설했다. T Day는 매월 첫째 주 월~금요일과 매주 수요일로, 달력에 T자 모양으로 나타나는 날짜다. T Day는 한시적 프로모션이 아닌 연중 프로그램으로서, 앞으로 신규 사용처를 추가하고 기존 사용처 할인폭을 확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멤버십 등급을 기존 4단계에서 3등급(VIP·골드·실버)으로 단순화한다. 등급에 따라 차등 적용됐던 사용처별 할인 혜택은 기존처럼 그대로 유지된다. T Day 혜택은 등급과 관계없이 똑같이 제공된다.

◆ KT '더블할인 멤버십' 부활…LG유플러스, '나만의 콕' 신규 카테고리 출시

KT는 한 달에 한 번 두배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고객 선택형 멤버십 서비스인 '더블할인 멤버십'을 2017년 말 폐지했지만 3월부터 부활시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미노피자 VIP고객 40% 할인(일반 고객 30%) ▲배스킨라빈스 파인트 40% 할인 ▲GS수퍼마켓 전고객 1만원 할인 ▲CGV 온라인 예매 시 본인 및 동반 1인 포함 최대 8000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한다.

KT는 4월부터 더블할인 멤버십 혜택을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했다. 4월 한달 간 G마켓에서 2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 중복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도미노피자 더블할인은 일년 내내 가능하며 GS25 도시락을 사전에 예약하지 않더라도 즉시 구매가 가능하다. 뮤지컬, 놀이공원, 백화점 등 신규 혜택도 생겼다.

LG유플러스는 VIP·VVIP 멤버십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나만의 콕'의 신규 카테고리를 3월 28일부터 출시했다.

고객은 ▲영화콕 ▲푸드콕 ▲교통콕 ▲쇼핑콕 등 기존 네 가지 나만의 콕 혜택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데이터선물콕 ▲쇼핑&데이터선물콕 ▲영화콕 ▲푸드콕 ▲교통콕 등 다섯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데이터선물콕은 매월 데이터 1GB를 추가로 이용 가능한 혜택이다. 데이터 1GB 선물하기도 가능하며 회당 멤버십 포인트 1만2000점이 차감된다. 쇼핑&데이터선물콕은 U+패밀리샵(4000원), 지마켓(4000원), 교보문고(10%), 핫트랙스(10%) 중 매월 1회 이용 가능한 기존 혜택에 데이터 500MB 추가 이용도 선택 가능하도록 했다.

이통3사가 요금제 개편에 이어 멤버십 혜택 늘리기에 나선 것은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수준의 혜택을 마련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는 정부 주도로 요금을 강제로 내리는 보편요금제 보다 고객이 통신비 인하 효과를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요금제 및 고객 혜택 방안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