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층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법(GDPR)을 5월 시행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유럽 지역 밖에서는 GDPR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5000만명의 개인 정보가 무단 도용됐다는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지만, 여전히 개인 정보 보호에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EU가 정한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법의 정신에는 동의하지만, 전 세계에 적용할지는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로고. / 조선일보DB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로고. / 조선일보DB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개인정보 정책의 대부분은 이미 GDPR에 부합한다"며 "전 세계에 GDPR에 맞는 정책을 적용하고 싶지만, 예외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저커버그는 예외가 무엇인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EU는 5월 25일부터 GDPR를 시행한다. GDPR는 EU 가입국에 거주하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이나 단체가 적용 대상이다. 개인이 기업이나 단체가 보유한 자신에 대한 정보를 열람하고 삭제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이 GDPR의 골자다. 이를 위반한 업체는 연 매출의 최대 4%를 과징금을 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가 이슈가 된 가운데, 관련 시민단체는 페이스북, 애플, 구글 등이 GDPR을 EU 이외 국가에서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미국과 다른 국가의 사람에게 EU 소속 국가 거주민이 얻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개인 정보 보호 권리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글은 아직 GDPR을 유럽 외 지역에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GDPR을 따를 경우 인터넷 업체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어 광고 가치가 떨어질 수 있으며, 새로운 법률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