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인포섹은 최근 개인 인터넷 뱅킹 사용자 금융 정보를 비롯해 기업 내부 중요 정보를 탈취하는 악성코드가 발견돼 주의가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이모텟'이라 불리는 이 악성코드는 2014년 유럽에서 처음 발견됐다. 금융 정보를 탈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모텟은 개인 인터넷 뱅킹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스팸 메일을 발송해 웹 브라우저를 감염시킨다. 이를 통해 사용자 계정을 알아내거나 암호화된 인터넷 통신 데이터까지 탈취한다.

SK인포섹의 보안 전문가 그룹 이큐스트(EQST)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발견된 이모텟 악성코드는 한층 더 고도화된 기법이 사용됐다. 불특정 다수에게 스팸 메일을 보내는 방식에서 진화해 특정 기업을 목표로 사회공학적 기법을 통해 이메일로 지능형 지속위협(APT) 공격을 감행한다.

이큐스트 그룹은 국내 중견기업 몇 곳이 이 같은 방식으로 이모텟 악성코드에 감염돼 실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공격자는 거래처 발신자로 위장해 악성코드가 담긴 문서를 메일을 보내 사용자 PC를 감염시킨 후 네트워크로 악성코드를 전파해 내부 PC와 주요 시스템에서 정보를 빼갔다.

국내 기업 피해 사례 개요. / SK인포섹 제공
국내 기업 피해 사례 개요. / SK인포섹 제공
이번에 피해를 준 이모텟 악성코드는 공격 기능별로 모듈화돼 있고, 감염 단계가 세분돼 있어 보안 솔루션으로 탐지하기 어렵다는 게 이큐스트 그룹 설명이다.

SK인포섹 위협 인텔리전스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이모텟 의심 메일은 올해 초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3월부터는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악성 메일 발송은 지메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제목에는 ▲계좌(Account) ▲청구서(Invoice) ▲필수(Required) 등 메일 열람을 유도하는 단어가 많이 쓰였다.

이큐스트 그룹은 이모텟 악성코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이메일과 URL 링크 확인 금지 ▲MS 오피스 매크로 자동 실행 기능 비활성화 ▲개인 PC 파워쉘 기능 비활성화 ▲운영체제 신규 취약점 패치 및 최신 버전 백신 사용 등의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우 SK인포섹 이큐스트 그룹장은 "이모텟 악성코드는 원래 개인 금융정보를 빼가기 위해 제작돼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한번 유입되면 보안 솔루션으로도 탐지가 어려운 만큼 기본 보안수칙을 지켜 악성코드 유입 자체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