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에 스타일러스(펜) 바람을 몰고 온 삼성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이 또 한 번 진화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고 있다. / 뉴욕=차주경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고 있다. / 뉴욕=차주경 기자
삼성전자는 10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4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갤럭시 언팩 2018’을 열고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을 공개했다.

갤럭시노트9은 노트 시리즈만의 강력한 무기인 S펜에 최초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 블루투스를 적용해 메모 외에도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 갤럭시노트의 역사와 함께한 S펜의 역사

삼성전자는 매년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보일 때마다 노트 시리즈의 상징인 S펜 업그레이드에 공을 들였다.

2011년 처음 등장한 갤럭시노트의 첫 S펜은 펜팁 지름 1.6㎜, 필압 256단계, 인식 하중값 40g의 제원을 갖추고 있었다. S펜 특유의 필압과 필속 인식 기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펜 표현을 지원해 S메모, S플래너, S초이스 등의 새로운 앱 경험을 제공했다.

2012년 갤럭시노트2에서는 S펜의 필압이 1024단계로 높아졌고, 인식 하중값도 30g으로 더 민감한 움직임까지 감지할 수 있게 됐다. 갤럭시 노트2의 S펜은 PC에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며 네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했다. S펜으로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이미지나 동영상, 메일 제목에 올려두기만 하면 컨텐츠 미리보기가 가능한 에어뷰 기능이 처음 도입됐다.

삼성전자는 2013년 갤럭시 노트3에서 S펜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S펜의 유용한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커맨드를 처음 선보였다. S펜으로 메모한 정보를 인식해 전화를 걸거나 연락처 저장을 할 수 있는 액션 메모, 웹페이지 등을 캡쳐한 후 원하는 글자를 쓸 수 있는 캡쳐 후 쓰기 기능 등도 지원했다.

S펜의 제원은 2014년 갤럭시노트4에서 또 한번 크게 진화한다. 갤럭시노트4의 S펜은 필압 2048단계, 인식 하중값 15g으로 전작보다 두 배 더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펜 기울기와 방향까지 인식할 수 있게 되면서 S펜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S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S펜의 유용한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커맨드를 처음 선보였다.

2015년 갤럭시 노트5에서는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등 필기가 필요할 때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바로 메모가 가능한 꺼진 화면 메모와 웹페이지나 긴 이미지도 한 번에 캡처하고 메모할 수 있는 스크롤 캡쳐 기능을 처음 지원하기 시작했다. S펜 자체도 사용자의 손에 보다 밀착되면서도 균형감 있는 그립감을 제공하도록 디자인이 개선됐다.

2017년 갤럭시노트7에서는 2011년 이후 1.6㎜에 쭉 머물러 있던 펜팁 지름이 0.7㎜로 작아졌다. 필압은 4096단계, 인식 하중값도 10g으로 더욱 실제 펜과 같은 느낌을 살렸다. S펜은 갤럭시노트7부터 방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S펜 혁신이 가장 많이 이뤄진 갤럭시노트7였지만, 잇단 발화 현상으로 단종 수순을 밟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기억된다.

갤럭시노트7 후속으로 나온 갤럭시노트FE의 S펜은 번역기로 재탄생했다. 웹페이지나 문서를 보던 중 특정 단어에 S펜을 가까이 갖다 대면 다른 언어로 번역해주는 기능을 도입한 것. 갤럭시노트FE의 S펜은 총 38개 언어를 인식해 71개 언어로 번역해주고, 원하는 이미지에 가까이 대면 해당 이미지가
확대된 형태로 나타나는 돋보기 기능도 제공했다.

2018년 갤럭시 노트8은 S펜을 활용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안했다. 사용자가 S펜으로 쓰고 그리는 형태 그대로를 움짤(GIF)로 만들어 주는 라이브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S펜의 다양한 펜·붓을 활용해 원하는 글자, 도형 등을 그리면 최대 15초 분량까지 사용자가 그린 순서대로 GIF 파일로 저장되며, 카카오톡 등 다양한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와 메시지 앱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번역 기능도 단어에서 문장 단위로 확장됐고, 각국 통화와 길이·무게도 해당 언어에 맞게 함께 변환해주는 기능을 제공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언팩 현장 모습.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언팩 현장 모습. / 삼성전자 제공
◇ 갤럭시노트9, 노트 시리즈 최초의 블루투스 지원 S펜 무장

10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노트9의 S펜은 최초로 블루투스를 지원해 마치 무선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셀카봉 없이도 S펜으로 편하게 셀피를 촬영할 수 있고, 노트북이
없어도 S펜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는 셀피를 촬영할 때 촬영 버튼을 터치하거나, 손바닥 내밀기, 음성 명령을 할 필요 없이 S펜 버튼만 한번 누르면 된다. 한 손으로 안정적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셀피를 찍거나 삼각대 혹은 스탠딩 케이스에 거치해두고 멀리서 사진을 찍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버튼을 짧게 두번 누르면 전후면 카메라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또 갤럭시노트9의 삼성 덱스나 미러링 기능을 활용해 큰 화면에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띄우고, S펜을 한번 누르면 다음 슬라이드, 두번 누르면 이전 슬라이드를 볼 수 있다. 현재 S펜 버튼으로 원격으로 제어 가능한 앱은 카메라, 갤러리, 음성 녹음, 삼성 뮤직, 삼성 비디오, 유투브, 스냅챗, 스노우, B612, MS 파워포인트, 한컴 오피스 쇼 등 11종으로, 향후 다양한 서비스와 앱을 지원할 예정이다.

갤럭시노트9의 S펜은 에너지 저장장치 슈퍼 캐퍼시터를 탑재해 별도로 충전할 필요 없이 갤럭시노트9에 꽂기만 약 40초만에 완충된다. 완충된 S펜은 대기 시간 기준 30분, 최대 200번까지 버튼 사용이 가능하다.

한편, 갤럭시노트9의 S펜은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이 꺼져있을 때도 연결이 유지되며, 다른 색상의 S펜을 별도로 구매하거나 기존 S펜을 분실해 새로운 S펜을 사용해야할 경우 기존 S펜 연결을 해제한 후 새로운 S펜을 갤럭시 노트9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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