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브로드밴드가 11월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출시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양사는 과거에도 10기가 인터넷 기술력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지속적으로 펼친 바 있다.

한발 앞서나간 곳은 KT다. KT가 1일부터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다소 늦은 11월 중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현진 KT 유무선마케팅 본부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박현진 KT 유무선마케팅 본부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10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 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이광영기자
◇ 한발 앞선 KT·국산 랜카드로 반격 노리는 SKB

KT의 10기가 인터넷은 데이터를 올리거나 내려 받는 속도 모두 최고 10Gbps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33GB 용량의 UHD 영화를 내려 받을 때 100Mbps 인터넷은 45분, 1기가 인터넷은 4분30초, 10기가 인터넷은 30초쯤이 걸린다.

SK브로드밴드는 10기가 인터넷 상용서비스 솔루션 개발을 최근 완료했다. 현재 서울, 인천, 수원 등 3개 아파트단지에서 국산장비를 활용한 10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2.5기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10기가 인터넷 서비스 환경에서 실질적 사용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실제 이용자가 기존 노트북이나 PC로 10Gbps급 속도를 체감하려면 20만원 이상의 고가 랜카드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현재 나온 최신 노트북과 PC에 내장된 랜카드는 최대 1Gbps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국책과제로 국내 기업과 함께 국산용 10기가 랜카드를 11월까지 개발해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라며 "국산 랜카드가 개발되면 10기가 인터넷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도 이용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5Gbps 속도를 지원하는 연결 젠더를 11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이 5월 1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SK브로드밴드 제공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이 5월 10일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SK브로드밴드 제공
◇ 기가인터넷 기술력 놓고 ‘장외설전’ 지속하는 KT·SKB

앞서 5월 KT와 SK브로드밴드는 10기가 인터넷 기술력에 대해 ‘장외 설전’을 펼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당시 개최한 2.5기가 인터넷 상용화 기자간담회를 통해 KT가 적용한 네트워크 기술 ‘E-PON’ 대비 ‘G-PON’이 더 고도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KT가 가구당 1기가 대역폭의 인터넷을 제공하는 E-PON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여러 개 단말 이용 시 서비스 속도가 G-PON에 비해 느리다는 설명이다.

G-PON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도의 통신국사와 가입자 간 광케이블망을 연결하는 전송기술로 AT&T 등 통신 사업자 위주로 만든 기술표준이다. E-PON은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주도의 이더넷 기반 광네트워크 전송 기술로 브로드컴 등 제조사 위주로 만든 기술표준이다.

이에 KT는 커버리지 확장 측면에서 E-PON이 G-PON 대비 오히려 낫다고 반박했다.

KT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E-PON이 G-PON 대비 비용이 저렴해 커버리지를 넓히는 데 더 유리하다"며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커버리지가 부족한데 G-PON 방식을 쓴다는 것은 기본 커버리지 조차 확보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양사의 기술 표준 우열 논란은 최근에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현표 KT융합기술원 상무는 10월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타사는 G-PON 기술을 사용하는데 E-PON 대비 가격이 비싸고 구조가 복잡하고 안정적 서비스 지원이 어렵다"며 "KT는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