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고압 연료 파이프의 리콜(결함시정)을 실시한다. 2019년 1월 미국에서 발표한 세타2 엔진 관련 추가 리콜과 같은 부위를 한국에서도 진행하는 것이다. 현대차 그랜저, K5 등을 포함한 총 14종, 3만2657대다.

그랜저(IG). / 현대차 제공
그랜저(IG). / 현대차 제공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는 2월 1일과 15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고압 연료 파이프 리콜을 각각 알렸다. 엔진 교환을 한 일부 차량에서 고압 연료 파이프를 고압펌프에 체결할 때 연결부 기밀력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발견된 것이다. 연결부의 기밀력이 떨어지면 연료가 새어나와 화재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이 문제는 지난 1월 17일(현지시각)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발표한 세타2 엔진 추가 리콜 사례와 거의 동일하다. 2015년과 2017년 세타2 엔진 결함으로 엔진 교환 조치를 취한 현대·기아차는 이후 엔진교환이 완료된 차에서 연료 파이프의 잘못된 설치를 확인했고, 16만8000대(현대차 10만대·기아차 6만8000대)의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의 미국 차주 350여명은 엔진 결함에 따른 화재를 이유로 기아차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현대·기아차 170만대의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폐쇄) 조치로 NHTSA의 조사 업무를 잠시 중단됐다. 그 사이 현대·기아차는 서둘러 관련 리콜을 발표했다.

국내 리콜은 총 4건에 걸쳐있다. 먼저 1일 발표된 리콜 대상은 2009년 7월 1일~2013년 8월 31일 만들어진 현대차 그랜저(HG), 쏘나타(YF) 등 1만5273대, 2010년 5월 1일~2013년 8월 31일 생산된 기아차 K5(TF), K7(VG), 스포티지(SL) 등 1만542대다.

15일에는 2013년 9월 2일~2018년 4월 26일 생산 현대차 그랜저(HG, IG), 쏘나타(YF, LF), 싼타페(DM) 등 3661대, 2013년 9월 2일~2018년 10월 15일 생산 기아차 K5(TF, JF), K7(VG, YG), 스포티지(SL), 쏘렌토(UM) 등 3181대에 리콜 명령이 떨어졌다.

이 차들은 2.4리터 GDi와 2.4리터 T-GDi 엔진을 장착했다. 현대·기아차 서비스 네트워크에는 점검 후 파이프를 교환하는 작업에 대한 지시가 떨어진 상태다.

연료 파이프 점검 및 리콜 방법. / 자동차리콜센터 자료 갈무리
연료 파이프 점검 및 리콜 방법. / 자동차리콜센터 자료 갈무리
리콜 대상 차량을 입고하면 에어건으로 고압 연료펌프와 연결부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토크 렌치로 너트를 조인 뒤, 엔진 회전을 2~3회 최대치까지 끌어 올린다. 이어 테스트 용지를 이용해 연료 누유를 확인해 연료가 샜다면 고압 연료 파이프를 교환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이뤄진 추가 리콜과 비슷한 사항"이라며 "세타2 엔진 리콜로 엔진을 교환한 차에서 연료 파이프를 재결합한 뒤에 발견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