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기아차 내비게이션 시계가 작동을 멈추거나 엉뚱한 시간을 표시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정비 일선에 수리 및 이용문의가 급증했지만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GPS 위성에 일시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순정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현대·기아차 및 제네시스 이용자들 중 상당수가 지난 주말, 이르면 지난주 후반인 16일부터 내비게이션 내 표시되는 시계와 관련 여러 이상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시간이 아예 표시되지 않거나, 엉뚱한 시간이 표시되는 사례도 있다. GPS 정보 확인 시 수십년 뒤의 시간이 설정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최신차종 뿐만 아니라 그랜저 HG, YF 쏘나타 등 출시된지 수 년이 지난 차들에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 그랜저 인포테인먼트 화면.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그랜저 인포테인먼트 화면. / 현대자동차 제공
차 내 별도로 설치된 시계와 달리 내비게이션은 GPS 신호를 잡아 시간을 별도로 설정한다. 위성 신호를 잡아 매번 시간을 설정하기 때문에 신호가 약한 지하주차장 등에서 시간 표시가 늦게 나오거나 오류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업데이트 후 설정 문제 등으로 시간 표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짧은 시간에 대규모 차종에서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내비게이션 시계 표시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안전상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로 안내 시 예상도착시간이 비정상적으로 표시되거나, 평소 내비게이션 시계를 주로 사용하는 운전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GPS 정보를 수신하는 인공위성과 일시적인 통신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내비게이션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렇게 단기간 동안 다수의 차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용자들이 생각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부지런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정 브랜드의 차에서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현대기아차가 사용하는) GPS 위성 관련 일시적인 장애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센터에서 안내하는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시동을 끄고 10~15분 정도 대기한 뒤 다시 차를 작동시킨 다음 ▲내비게이션 작동 버튼 옆 리셋버튼(내비홀)을 눌러 설정을 초기화하고 △SD카드를 제거한 뒤 다시 삽입 후 작동상태를 확인한다. 증상이 반복될 경우 조금 더 대기 시간을 두고 위 순서를 반복한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서비스센터를 방문, 하드웨어 이상 여부 등을 확인 후 조치를 받는다.

정비협력사 관계자는 "광복절 이후 순정 내비게이션 시계 문제로 정비소를 찾거나 문의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회사로부터 별도의 지시사항이 내려온 부분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응책을 전달드리거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 4월 일부 GPS 장치의 날짜표기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 ‘워크넘버 롤오버' 현상이 보고돼 6월 전까지 업데이트를 마쳤다"라며 "업데이트를 정상적으로 받지 않은 경우 이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