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그룹이 성인 소비층의 시선을 끄는 레고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장난감 업계는 레고가 성인팬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시각이다.

레고테크닉 랜드로버 디펜더. / 레고그룹 제공
레고테크닉 랜드로버 디펜더. / 레고그룹 제공
레고그룹은 최근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형 ‘랜드로버 디펜더' 자동차를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레고테크닉 랜드로버 디펜더'를 10월 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오프로드 SUV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차량으로, 레저 활동을 선호하는 남성 성인층 사이서 인기가 높다. 총 2573개 부품으로 구성된 레고 랜드로버 디펜더는 자동차 내부의 6기통 엔진과 기어박스를 재현하는 등 자동차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하다.

레고그룹은 랜드로버 디펜더에 앞서 영화 스타워즈 속 우주전함 ‘임페리얼 스타 디스트로이어(Imperial Star Destroyer·품번 75252)’를 선보인 바 있다.

임페리얼 스타 디스트로이어는 1977년 공개된 스타워즈 첫 번째 영화에서 레아 공주가 탄 우주선을 공격했던 초대형 우주전함이다. 30·40세대 스타워즈 팬을 정조준한 셈이다.

루카스필름 자료에 따르면 해당 전함은 길이 1600미터에 달하며, 고출력 레이저포를 60문 이상 탑재했다. 또, ‘타이 파이터' 등 우주 전투기와 AT-AT등 지상 병기를 다수 적재할 수 있다.

레고로 만들어진 임페리얼 스타 디스트로이어 총 4784개의 브릭으로 구성됐으며, 크기는 길이 기준 110㎝ 높이 44㎝ 너비 66㎝로 레고 브릭 모형 중 큰 편에 속한다. 가격도 한국 기준 91만원으로 고가다.

레고 스타워즈 임페리얼 스타 디스트로이어. / 레고그룹 제공
레고 스타워즈 임페리얼 스타 디스트로이어. / 레고그룹 제공
레고그룹이 성인층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는 성인 소비층 매출 비중이 제법 크기 때문이다. 레고 관계자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레고 브릭 세트 판매량 중 18~20%쯤이 성인 소비층에 의해 발생한다.

레고그룹은 매우 열성적인 성인 레고 팬을 ‘AFOL(Adult Fan Of LEGO)’로 규정하고 있으며, 회사가 추정한 전 세계 AFOL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AFOL 등 레고 애호가는 자신의 작품을 가까운 지인 혹은 동호인과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자신이 개발한 레고 상품을 레고그룹이 운영하는 '레고 아이디어스' 사이트에 올려 상품화 제안까지 한다.

레고가 AFOL을 비롯해 전 세계에 수 많은 성인 소비자를 거느릴 수 있는 이유는 레고가 ‘세대관통'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또, 단순 상품을 뛰어넘어 일종의 문화로 안착된 것도 큰 이유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세대를 불문하고 인기를 얻는 세대관통 아이템은 저마다의 철학과 팬 문화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다. 제 아무리 역사가 길어도 팬덤없이는 세대관통 아이템으로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