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최근 글로벌 학술 평가기관의 논문 성과 순위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는 등 글로벌 위상이 뒷걸음질쳤다. 한국의 원자력 기술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며, 국민 세금을 투입해 만든 과학분야 R&D 분야 논문 10건 중 7건은 원문 확인조차 어렵다.

박광온(사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국내 학술지(KCI) 등재 논문을 분석한 결과 과학기술 분야 논문 3만5341편 중 1만135편만 일반에 공개됐다고 2일 밝혔다.

세금이 투입된 연구논문 중 인문사회 분야 논문의 공개율은 99.8%지만 과학기술 분야는 28.7%에 그쳤다. 세부 분야별로는 농수산·해양 논문의 공개율이 17.4%로 가장 낮았다. 공학이 20.2%, 자연과학이 39.2%로 확인됐다. 의약학 논문은 45.0%였다.

논문 공개율 차이는 정부가 인문사회 분야에서만 연구비 지원을 받은 논문의 원문을 공개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분야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자연과학·이공분야 KCI 학술지는 규정상 제한이 없어 학회에서 동의한 저널만 공개하고 있다"며 "이공분야 특성상 논문은 국제학술지(SCI)가 많은데, 이런 학술지는 대부분 해외 기업이 운영 중으로 논문 공개를 위한 저작권이 우리에게 없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미국과 유럽은 공공기금으로 만든 연구성과물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이 납세자의 권리라는 인식 하에 학술논문에 관한 법과 제도를 마련 중이다"라며 "국민 세금으로 도출한 연구논문에 대해선 자유로운 접근과 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희경 의원. / 송희경 의원실
송희경 의원. / 송희경 의원실
송희경 국회 과방위 소속 위원(자유한국당)은 2일 세계 학술평가기관인 ‘SIR 글로벌리포트 2019’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한국원자력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등 국가 원자력 기술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송 위원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6년 2456위에서 2019년 4137위로 1681단계 하락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도 3476위에서 2019년 5872위로 2396단계 급락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3418위에서 5068위로 1650단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4881위에서 5516위로 635단계 떨어졌다. 한국식품연구원은 2067단계 뛰어 2189위, 한국한의학연구원은 1260단계 상승해 체면치레했다.

전체 25개 출연연 평균 순위는 2906위로 전체적으로 92단계 떨어졌다. 출연연 중 세계 500위에 포함된 연구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순위가 높은 기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601위였다.

송 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성과 부족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며 "글로벌 경쟁력에 뒤처진 국내 연구기관의 시스템 미흡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내 원자력 연구 성과는 처참한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정부는 원전산업 붕괴, 지역경제 초토화, 인재유출 도미노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