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벤티 정식 오픈 앞두고 스타렉스·카니발 ‘투트랙’ 선회
카니발 가솔린 차량 LPG로 개조해 타다 수요 흡수 전략

영업용 흰색 카니발이 다시 도로를 달린다. 사업을 접은 타다가 내놓은 중고 매물이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솔린 신차를 LPG로 개조해 도입한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해 말부터 스타렉스 11인승 승합차 100여대 만으로 대형승합택시 ‘카카오T벤티’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벤티 정식 오픈을 앞두고 최근 스타렉스와 카니발을 투트랙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타다 서비스를 이용했던 고객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T벤티 스타렉스(위)와 타다 카니발 차량/ IT조선
카카오T벤티 스타렉스(위)와 타다 카니발 차량/ IT조선
27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T 택시팀은 택시 기사들에게 벤티에 카니발 차량을 추가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도입 대상 카니발 모델은 3342cc 가솔린 11인승이다. 이 차량을 LPG로 개조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벤티 출범 당시 도입을 검토한 차량에는 스타렉스 뿐만 아니라 카니발도 있었다. 여기에 기사들 관심이 많았다"며 "LPG로 개조가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샘플링 작업을 통해 가능성을 찾았다"고 밝혔다.

택시 사업자는 6~13인승 차량을 대형택시로 운행할 수 있다. 디젤도 가능하다. 다만 대기환경보전법은 자동차 제조사에 배출가스 관련 부품 보증기간을 두도록 했다.

법령에서 디젤 택시 보증기간은 10년 또는 19만2000㎞인데, 카니발 디젤 모델의 보증기간은 7년 또는 12만㎞에 불과하다. 디젤차 중 택시 운행이 가능한 승합차는 현대차 13인승 쏠라티가 유일하다.

앞서 모빌리티 업계는 카니발을 영업에 활용하기 위해 기아차에 LPG 모델 출시를 지속 요청해왔다. 하지만 기아차는 이를 고사했다.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수소차 개발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LPG 차량 개발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씽킹 시트를 배제하고 차량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기아차는 국토부에도 카니발 LPG 개발 의지가 없다는 의견을 재차 전달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니발 시범 운영 대수를 선착순 20대로 한정했다. 수요층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6월 중하순으로 예정한 정식 서비스에서는 운영 대수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차량 구입 및 개조비용 기사 부담…장거리 수요 감소 우려
"탄력요금제로 기사 수익성 ↑, 제도권 내 대형택시 수요 증명할 것"

1400대에 달했던 타다 베이직 만큼 벤티가 사업을 키울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대표적으로 기사의 비용 부담이 크다. 카니발 가솔린 차량 가격은 최소 3000만원을 넘기고, LPG로 개조 비용도 400만원 내외에 달한다. 기사 공급도 달린다. 일반 면허만 있어도 기사를 할 수 있었던 타다와 달리 벤티는 대형 택시면허를 소지한 기사만 운행이 가능하다.

대형승합택시를 선택한 기사들의 위험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공항이나 호텔 등을 목적지로 한 장거리 수요는 감소했다. 이로 인해 벤티 사업이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카니발 11인승을 보유한 기사들은 갈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택시와 모범택시를 오갈 수 있는 중형택시와 달리 대형승합택시는 장거리 수요 의존도가 높아 위험 부담이 크다"며 "비싼 차량 가격에 개조 비용까지 추가로 써서 카니발을 몰 기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형승합택시는 중형과 달리 수요에 따라 탄력요금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어느정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제도권 내에서도 카니발을 활용한 대형승합택시 수요가 많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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